소매 걷고 넥타이 풀고…민주당, 국회에서 '日 오염수' 밤샘 농성

박상곤 기자, 차현아 기자 2023. 7. 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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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오염수방류저지대책위원회 단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오염수 투기 반대 천명 촉구 비상행동'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비상선언 이후 소속 의원들이 한 명씩 돌아가며 자정까지 10분간 릴레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이후 철야농성을 이어간다. 2023.7.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주 어민들, 해녀 삼춘들 걱정이 많습니다. 우리 다 오염되는 거 아니냐는 걱정을 하십니다. 그분들께 이런 걱정을 끼치는 정부가 제대로 된 정부인지 정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위성곤 의원은 6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오염수 투기 반대 천명 촉구 비상행동' 첫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주자로 나서며 이 같이 말했다.

위 의원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종합 보고서 발표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가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한다"며 "국민의 85%가 반대하고 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방류 계획이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협하고 주권을 위협하는 행위임을 각인시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소속 의원 120여 명은 이날 오후 7시부터 17시간 동안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를 촉구하는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이날 밤 11시 15분 기준 위성곤, 정청래, 소병훈, 이수진(비례), 이병훈, 박재호, 이해식, 정일영, 양이원영, 설훈, 강득구, 이동주, 이소영, 안호영, 서영석, 이용빈, 양기대, 박찬대 의원 등 20여 명이 릴레이로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는 필리버스터 발언을 이어갔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오염수 투기 반대 천명 촉구 1박2일 비상행동'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7.06.


이날 필리버스터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이재명 대표는 "이렇게 국회의사당 바닥에 앉아 장시간 국민들께 말씀드리게 돼 참 안타깝다"며 "우리 미래가 어떻게 될지를 나라 살림하는 정치인보다 우리 국민들이 더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누가 뭐라 한들 국가의 제1책임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일"이라며 "정부가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방향으로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 역시 "짧게 봐선 바다에 (오염수를) 버리는 게 가장 값싼 방안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한일 두 나라 국민 건강과 수산업 및 연관 산업의 피해, 국민 정서까지 따지면 가장 값비싼 방법"이라며 "그때 후회하지 않도록 일본 정부, 한국 정부, 관계기관과 도쿄전력은 지금이라도 생각을 고쳐먹기를 바란다"고 했다.

필리버스터에 나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위원장인 소병훈 의원은 "20대 국회 때 밤새 필리버스터 비슷하게 한 적이 있는데 이렇게 의원들이 많은 건 처음"이라며 "농해수위에서는 작년 국정감사 때부터 해양수산부(해수부)에 지속해서 국제 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해야 한다 요구했지만 마이동풍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위험이라도 있다면 핵 관련 폐기물은 어디로 내보내선 안 된다"며 "저장하고 보관해야 한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고 했다.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며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우원식 의원과 함께 3일간 단식했던 이수진(비례) 의원도 "우원식 의원께서 단식 중단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저희가 이어가겠다"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의원들이 동참해서 동조 단식을 이어간다. 8일에는 고영인 위원, 9일에는 농해수위 간사인 어기구 의원이 릴레이 단식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반대 비상행동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자정 필리버스타 종료되기 전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사진=박상곤 기자


이날 농성 현장에는 100명이 넘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참석했다. 의원들 외에도 보좌진, 취재진으로 로텐더홀이 붐비면서 뜨거워진 공기에 의원들은 연신 손피켓으로 부채질했다. 평소에 공식 행사장에서는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 넥타이에 정장 차림으로 나섰던 이재명 대표도 이날은 와이셔츠를 걷어붙이고 넥타이를 푼 채 바닥에 앉아 의원들의 발언을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의원들이 자리를 비웠지만 밤 11시를 기준으로 70명 넘는 의원들이 자리를 지켰다. 강득구, 이용빈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발언 직전까지 연설문 종이를 들고 꼼꼼하게 체크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자정 1차 필리버스터가 종료되기 전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다만 두 시간 쯤 지나자 의원들은 다리를 주무르는 등 피로감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자정 이후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소속 상임위별로 돌아가며 농성장을 지킨다. 이들은 7일 오전 8시부터 10시50분까지 2차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며, 오전 11시부터는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보좌진, 시도당 의원, 당직자들과 함께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6일 밤 10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 이동주 민주당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박상곤 기자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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