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족구의 마법

이수영 2023. 7. 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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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07년 여름.

승복을 입은 스님들과 사제복 차림의 신부님들이 족구로 한판 붙었다.

이 지역 스님과 신부님들은 오랫동안 족구로 하나가 됐다.

히딩크는 족구야말로 가장 볼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할 수 있는 훈련법이라 생각했고 선수들과 편을 나눠 경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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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07년 여름. 승복을 입은 스님들과 사제복 차림의 신부님들이 족구로 한판 붙었다.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 체육공원에서 공을 넘기며 고민과 번뇌를 땀으로 씻어냈다.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4계절 즐겨 신는 털 고무신에 밀짚모자를 쓰고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1세트는 신부팀이, 2세트는 승려팀이 이겼으나 마지막 3세트는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16-14로 신부 팀이 승리했다. 이 지역 스님과 신부님들은 오랫동안 족구로 하나가 됐다. 종교를 뛰어넘어 교류하고 인연을 쌓는다.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기이한 풍경일 것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둔 히딩크는 세계의 강팀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렀으나 경기하는 족족 팀은 패배했다. 5:0으로 대패하기도 했고, 최약체라는 쿠바와 붙었을 때도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언론은 물론 국민들도 불만을 제기했다. 이런 비난 속에서도 한국축구를 4강에 올려놓은 데는, 그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히딩크는 족구야말로 가장 볼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할 수 있는 훈련법이라 생각했고 선수들과 편을 나눠 경기를 했다. 감독은 몸싸움하는 데 치중했다. 네트 가까이에 있는 선수의 몸을 잡아당기며 플레이를 방해했고, 헤딩하는 선수를 네트 너머에서 발을 들어 올려 훼방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그런 감독에게 거칠게 항의하면서도 게임을 즐겼다. 당시 대표팀 언론담당관은 “선수들과 친해지는 히딩크식 노하우”라고 전했다.

한국에서 족구는 평화와 화합의 종목이다. 군부대 내에서도 부대원끼리 친밀감을 키우고 사기를 높인다. 축구나 배구처럼 사생결단하고 치열하게 싸우지 않아도 된다.

얼마 전 강원·제주 특별자치도의회는 춘천 송암동에서 족구 경기를 하며 친목을 다졌다. 경기의 승패를 초월해, 지역 발전을 함께 고민하고 상생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특별자치도 발전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 더 많은 자치권을 확보하고, 정부를 상대로 공동 대응해야 한다. 족구라는 경기를 통해 관계를 더욱 튼튼히 해, 남은 험로를 함께 개척하길 기대한다.

이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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