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소비 '디깅 강원'] ‘인기상품 쏙 뺀’ 라면값 50원 인하 소비자는 시큰둥
국제 밀가격 내림세 정부 압박
국내 주요 4개사 라면가격 조정
신라면 4.5% 진짬뽕 4.6% 인하
삼양식품·팔도·오뚜기 등 동참
식품업계 영향 빵·과자 판매가 ↓
인상안 철회 통조림 가격 동결
짜파게티·진라면 등 인기품 제외
정부·여론 압박 ‘생색내기’ 비판
실제 분식집 라면값 변화 미미
안정책 불구 빙과업계 가격 상승
강원도내 소비자 물가부담 여전
정부의 라면 등 제품 가격 인하 압박에 이달 들어 국내 주요 라면 4개사가 결국 가격 인하를 단행, 제과·제빵업체들도 가격 인하 대열에 동참했다. 식품물가 상승을 주도한 대표 품목인 라면·과자·빵 등의 가격이 조정돼 강원지역 식탁 물가가 안정될지 주목된다.
■ 라면·빵·과자 가격 인하 물가안정화 되나
농심은 지난 1일부터 대표 제품인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씩 인하했다.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던 신라면 한 봉지 가격은 950원, 1500원이던 새우깡은 1400원으로 각각 조정 됐다. 이후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 롯데웰푸드, 해태제과 등도 잇따라 대표 라면·제과 제품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삼양식품은 지난 1일부터 순차적으로 삼양라면·짜짜로니·맛있는라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 오뚜기는 이달부터 15개 라면 제품 가격을 평균 5% 내린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 스낵면(5개입) 가격은 3380원에서 3180원으로 5.9% 내려간다. 참깨라면(4개입)은 4.3%, 진짬뽕(4개입)은 4.6% 내린다. 팔도도 일품해물라면·왕뚜껑봉지면 등 11종 라면 가격을 평균 5.1% 인하한다.
하지만 이번 가격 인하 대상에서 짜파게티, 불닭볶음면, 진라면, 팔도비빔면 등 각사의 대표 인기제품 중 제외된 품목이 많다. 라면업계를 향한 ‘잘 팔리는 제품만 빼고 내렸다. 정부, 사회적 여론에 밀린 생색내기식 가격 인하’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가격 인하가 아니다”라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 소상공·식품업계에서는 라면업계의 가격 인하에도 실제 분식집 라면 판매가격에는 변화가 미미해 소비자 체감 효과가 작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소상공·자영업자들의 속앓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라면 한그릇을 3500∼4000원대에 판매하는 춘천의 한 분식집 대표 최모(60)씨는 “라면 가격이 떨어진다는 뉴스 보도에 손님들의 눈치를 안 볼 수가 없다”라며 “소비자 판매까지 여러 유통 과정을 거치고 각 원자재와 전기·가스, 인건비 등에 드는 비용이 커 당장 판매 가격을 내리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을 보면 지난달 16일 강원특별자치도 내 대형마트 기준 신라면(5개입) 판매 가격은 4100원으로 2022년 동월(3680원) 보다 11.4%올랐다. 2021년 6월 25일 기준 신라면(5개입)은 3380원에 판매됐다. 또 지난 5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도내 라면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 업계의 이번 가격 조정은 국제 밀 가격 내림세를 근거 삼은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에 따라 이뤄졌다. 이에 국내 주요 라면 4개사가 결국 가격 인하를 결정, 제과·제빵업체들의 가격 인하로도 확산됐다. 롯데웰푸드는 이달부터 빠다코코낫·롯샌·제크 등 과자 3종 가격을 평균 5.9% 인하하기로 했다. 해태제과도 소매점 기준으로 대표 크래커 제품인 아이비 오리지널 가격을 300원·10% 내린다.
빵 가격도 내린다. SPC는 이달 초부터 파리바게뜨와 SPC삼립의 식빵류·크림빵·바게트 등 대표 제품을 포함한 30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5%(100∼200원) 인하한다. 파리바게뜨의 정통 바게트는 3900원에서 3700원으로, SPC삼립의 정통 크림빵은 1400원에서 1300원으로 가격이 낮아진다. 라면업계의 제품 가격 인하 결정이 식품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통조림 가격도 동결된다. 지난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F&B가 가격 인상 계획을 보류했다. 동원F&B는 당초 7월 1일부로 스위트콘 가격을 편의점 기준 2400원에서 3000원으로 25% 올리고 황도와 꽁치는 각각 4000원(14.3%)과 5500원(10%)으로 인상할 예정이었으나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 푹푹 찌는 폭염 아이스크림 가격도 같이 올라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도 여름철 대표 식품 아이스크림의 가격은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도내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 걱정은 여전하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2월 스크류바, 돼지바, 수박바 등의 할인점·일반슈퍼 공급가를 올렸다. 빙그레는 같은달 메로나, 비비빅, 슈퍼콘 등의 가격을 인상,해태아이스크림은 누가바, 쌍쌍바, 바밤바, 호두마루 등의 가격을 올렸다. 이번 달에는 롯데웰푸드가 스크류바, 돼지바, 수박바 등의 편의점 공급가를 25% 인상했다. 당초 지난 4월 편의점에 공급되는 아이스크림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가 한차례 인상 일정을 연기해 이번에 반영한 것이다.
최근 라면 업체와 제과·제빵 업체가 제품 가격을 잇따라 인하한 것과는 다소 대조적인 모습이다. 빙과 업체들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물류비,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렸다. 황선우 woo6745@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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