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나오면…" 간절했던 한동희, 75일의 침묵을 버티게 만든 '마인드컨트롤'
[마이데일리 = 대전 박승환 기자] "하나만 나오면 좋은 결과 나오겠지…"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는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 간 시즌 10차전 원정 맞대결에 3루수,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공·수에 모두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친 한동희. 먼저 공격에서 한동희는 3회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문동주에게 135km 슬라이더에 삼진을 당했다. 그리고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문동주의 변화구를 공략하지 못하며 삼진을 당하더니 6회 세 번째 타석까지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며 허덕였다. 하지만 네 번째 타석에서 결과는 달랐다.
한동희는 3-2로 근소하게 앞선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한화의 바뀐 투수 윤대경의 2구째 122km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 높은 쪽으로 형성되자 거침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그리고 한동희의 타구는 좌측 담장을 향해 쭉쭉 뻗어나갔고, 시즌 3호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 홈런은 지난 4월 20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무려 76일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올해 한동희가 얼마나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 경기가 끝난 뒤 한동희는 '오랜만에 홈런이 나왔다'는 취재진의 말에 "모르겠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어떻게 쳤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기분은 좋은 것 같다"며 "계속 홈런이 안 나오다 보니 '언제 나오지?'하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홈런이 나오고 나니 마음이 조금 편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변화구를 노렸던 타석은 아니었다. 한동희는 "변화구를 생각하지는 않아서 운이 좋았던 것 같다. 타격감은 많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은데, 결과가 계속해서 왔다 갔다 한다. 그래도 꾸준히 밀고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좋은 타구가 꾸준히 나와야 하는데, 하나씩 나온다. 그리고 잘 맞은 타구가 많이 잡히고 있다. 그래도 결과보다는 과정을 생각하고 타석에 임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장타 생산을 목표로 발사각도를 높이기 위한 변화를 가져간 뒤 타격감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한동희다. 홈런도 나오지 않으면서 마음고생이 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누구나 장타를 치고 싶어 한다. 나도 많이 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안 나오다 보니 내 몸이 까먹은 것 같더라. 그래서 '하나만 나오면 조금 더 편안하게 임하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인드 컨트롤을 계속해서 해왔다"고 설명했다.
공격에서는 쐐기포를 쏘아올렸고, 수비에서는 꾸준히 빛났던 한동희였다. 2-2로 팽팽하게 맞선 3회말 2사 2루, 한화 채은성이 친 타구가 3루수 방면으로 강하게 뻗어나갔다. 이때 한동희가 몸을 날리며 채은성의 타구를 낚아챘고, 직선타를 만들어내며 선발 찰리 반즈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좋은 수비는 한 번이 아니었다. 5회말 무사 1루에서 이번에는 한화 김인환이 친 타구가 3루수 방면으로 굴렀다. 여기서 한동희는 자세가 무너지면서 타구를 잡아냈다. 이후 한동희는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내기 위해 그라운드에 누워있는 채 2루수 안치홍을 향해 공을 뿌렸고, 선행 주자를 잡아내는 훌륭한 수비를 선보였다.
한동희는 "일단 타격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다 보니 수비에서 더 집중을 하려고 한다. 수비가 먼저 돼야 한다는 생각에 더 집중을 하고 있다. 그래도 수비를 잘하고 나면 한시름을 놓는 편이라서 타석에는 조금 더 편하게 들어가고 있다"며 "5회 '누워쏴' 상황을 묻자 "바운드가 애매해서 잡는데 신경을 썼더니 중심이 무너졌다. 잡고 던지면 늦을 것 같아서 누워서 던졌다"고 싱긋 웃었다.
일단 기다리고 기다렸던 홈런이 무려 76일 만에 터졌다. 길었던 침묵을 깨는데 성공한 한동희가 6일 경기를 계기로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 사진 = 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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