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더 소중히 대하는 사회가 돼야[벗드갈 한국 블로그]
몽골의 상황은 좀 다르다. 아이들도 젊은이들도 매우 많다. 몽골 인구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몽골 전체 인구의 63.8%가 만 35세 이하의 나이라고 한다. 정말 이 통계자료가 틀리지 않다는 것을 필자는 몽골을 찾을 때마다 실감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이른바 3D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장년 혹은 외국인 노동자일 것이다. 몽골의 경우 정반대이다. 대형마트나 시장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직원, 아파트에서 일하는 경비원 등이 모두가 스무 살 안팎 정도로 보인다. 물론 과거의 한국도 이런 모습일 때가 있었을 것이다. 필자는 30대 초반이지만 몽골에서 체감 나이가 40대 중반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양국을 오가면서 제법 재미있는 경험을 하고 있다.
사실 몽골은 한국에 비해서 사회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좋지는 않다. 그럼에도 몽골 사람들이 아이를 많이 낳는 것에 대해 한국 사람들이 궁금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필자가 이에 대한 답으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문화적 배경이다. 몽골 사람들은 옛날부터 사람 수가 늘면 식량이 는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왔다. 또한 몽골 사람들은 부딪혀 보면 안 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오래 산 필자는 가끔은 이러한 몽골 사람들의 사고가 매우 좋게 느껴질 때가 많다. 때로는 너무 단순하게 사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지만 문제를 쉽게 생각한다기보다 긍정적으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다. 자연이 주는 편안함도 몽골의 매력이다. 필자는 몽골에 온 후로부터 아무 생각 안 하고 초원에서 말 타고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면서 지낸다. 이런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다.
반면 인터넷을 통해 한국에서 일어난 각종 사건 사고를 접할 때마다 마음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프다. 특히 영아 살해나 아동학대와 관련한 범죄 뉴스를 볼 때마다 억장이 무너진다. 이렇게 동물보다 못한 행동을 하는 범죄자들에 대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화가 치민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같은 감정을 느낄 것이다.
대한민국은 K팝과 K드라마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키웠다. 외적으로 보여진 대한민국은 반짝이는 별과 같은 나라이다. 하지만 겉과 다르게 속을 들여다보면 온갖 사회 이슈와 뉴스로 어지러운 나라처럼 느낄 때도 많다. 물론 어떤 나라도 문제와 이슈로 가득하기 마련이지만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대한민국에서 아동과 어린이들이 죽거나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뉴스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시간을 이번 몽골 여행을 통하여 갖게 됐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하여 늘 노력하는 부모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제적 압박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이들을 방치하고 학대하는 어른들이 줄었으면 한다.
벗드갈 몽골 출신·서울시립대 행정학 석사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새마을금고 넉달 방치, ‘뱅크런 위기’ 키웠다
- [이기홍 칼럼]나라 기둥 흔들고 ‘먹튀’한 문재인 정권… 통치행위 면피 안 된다
- 尹, 10~12일 나토회의서 기시다 만나 오염수 논의
- 원희룡 “野허위선동에 양평고속道 백지화” 野 “국책사업 감정적 취소”
- [단독]해군, 독도인근 훈련 예고했다가… 日이 이유 물은뒤 구역 변경
- [광화문에서/황형준]검찰수사가 불러온 정치개혁… 정치권은 부끄러워해야
- [단독]YS정부때 반정부 투쟁 10명, ‘민주화보상법’ 대상 포함돼 논란
- 與 “日수산물 금수법땐 무역전쟁” 野 “유엔 인권위 日제소도 검토”
- 尹 “내년부터 근본적 개혁 가능” 총선 염두 발언
- 방통위 “전기요금서 KBS수신료 빼고 내도 단전 등 불이익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