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8번째 ‘광현종 매치’…웃은 건 또 다시 양현종이었다
프로야구 SSG 김광현과 KIA 양현종은 1988년생 동갑내기 좌완투수다. 나란히 2007년 프로 무대에 데뷔해 어느덧 서른 중후반에 접어드는 베테랑이 된 둘은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김광현 2020~2021년, 양현종 2021년) 시기를 제외하면 한 팀에서만 뛰며 양팀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군림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태극마크를 달고 오랜 기간 대표팀 마운드도 책임져왔다.
이날 맞대결 이전 둘의 매치업은 지난 5월9일에도 성사된 바 있다. 2015년 9월26일 광주 경기 이후 약 8년 만에 성사된 ‘광현종 매치’에서 양현종이 8이닝 6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선보이며 6이닝 6피안타 3실점에 그친 김광현를 패전투수로 만들고 승리를 챙겼다. 5월9일 맞대결 결과를 포함한 이날 이전의 7번의 맞대결에선 양현종이 3승2패로, 2승4패의 김광현보다 한발에 앞섰다.
58일 만에 성사된 리턴 매치. 이번에도 웃은 것은 양현종이었다.
시작은 김광현이 좋았다. 1회 김도영에게 볼넷을 허용하긴 했지만, 도루 시도를 저지하며 세 타자만 상대하며 무실점으로 끝마쳤다. 반면 양현종은 SSG의 클린업 트리오인 김강민과 에레디아, 박성한에게 연속 3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그러나 전날 SSG마운드를 상대로 17점을 따내며 달아오른 KIA 타선은 김광현마저 집어삼켰다. 2회 선두타자로 나선 최형우가 김광현의 체인지업이 살짝 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비거리 120m의 동점포를 쏘아올렸다. 시즌 10호이자 최형우의 16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었다. 16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은 최정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대기록이다.
2사 뒤 이창진이 볼넷을 골라낸 뒤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지난 5일 삼성과의 트레이드로 선수단에 합류한 포수 김태군이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포수 강화를 위해 주전 내야수 류지혁을 내주고 영입한 김태군은 KIA 유니폼을 입자마자 공수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4회 들어 KIA 타선은 김광현에게 KO 펀치를 날렸다. 이번에도 김태군의 ‘클러치 본능’이 빛을 발했다. 1사 만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태군은 김광현의 초구를 두들겨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어진 1사 만루 찬스에서 KIA는 김규성의 2타점 적시타와 박찬호의 희생플라이로 점수차를 6-1로 벌리며 승기를 굳혔다.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 한결 어깨가 가벼워진 양현종은 홈런 1위(19개) 최정이 좌측 치골근 부상으로 라인업에서 제외된 SSG타선을 손쉽게 틀어막았다. 다만 5회까지 투구 수 107개로 이닝을 많이 소화하지 못 한게 옥에 티였다. 5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양현종은 KIA의 7-6 승리를 이끌며 시즌 5승(4패)째를 거뒀고, 통산 승수도 ‘164’로 늘렸다.
SSG는 8회에만 대거 5점을 몰아치며 한 점차까지 따라붙었으나 마지막 한끗이 부족했다. 7-6으로 앞선 8회 2사 1,3루에 등판한 장현식이 위기를 끈 뒤 9회에도 무실점으로 막으며 KIA의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승리로 32승1무38패가 된 KIA는 대전에서 롯데에 3-4로 패한 한화(32승4무39패)를 0.5경기 차로 제치고 8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잠실에서는 선두 LG가 KT를 8-7로 이기고 2위 SSG와의 승차를 2.5경기차로 벌리며 독주 체제를 갖췄다. 두산은 포항에서 삼성을 5-1로 누르고 주중 3연전을 싹쓸이하며 쾌조의 5연승을 달렸다. 고척돔에서는 NC가 연장 10회 접전 끝에 키움을 5-4로 꺾고 5연패에서 탈출했다.
인천=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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