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감독이 무섭다는 LG 방망이 터졌다.' 0-2→4-2→4-7→8-7. 오지환 동점포+박해민 결정적 도루+홍창기 역전 2루타 LG, KT에 역전승. KT 4연승 종료[잠실 리뷰]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가 역전승으로 1위를 지켰다.
LG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서 7회말 오지환의 동점 홈런, 8회말 홍창기의 역전 2루타로 8대7의 드라마를 썼다.
전날 패배를 설욕한 LG는 48승2무28패로 1위를 굳건히 지켰다.
KT는 필승조를 총 투입했지만 LG 타선을 끝내 막지 못하며 4연승을 끝냈다.
전날 수비 실책으로 경기를 망쳤던 LG는 이날 경기전 악재가 나왔다. 전천후 백업 요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던 김민성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전날 4회초 수비때 왼쪽 허벅지 앞쪽 근육 통증으로 빠졌던 김민성은 정밀 검진 결과 근육 손상이 발견됐다. LG 염 감독은 "한달 정도 빠지게 된다. 전반기에 정말 잘해줬다"라고 아쉬워했다.
KT는 이날 전날과 크게 달라진 상위 타선을 만들었다. 알포드가 톱타자로 나서고 김상수가 2번, 황재균이 3번타자로 들어왔다. 최근 톱타자로 나서며 체력 부담이 있는 김상수를 2번으로 내리면서 톱타자를 찾다가 최근 타격감이 좋은 알포드를 1번으로 올렸고, 알포드의 3번 자리에 잘치고 있는 황재균을 넣은 것.
전날 4점차에도 셋업맨인 박영현과 마무리 김재윤을 올린 것에 대해 이강철 감독은 "LG 타선은 하위 타선도 거를 곳이 없다. 무서운 타선이다. 4점차라도 이길 수 있을 때 이겨야 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감독이 무섭다는 LG 타선이 이날 터졌다.
이날은 LG 케이시 켈리와 KT 윌리엄 쿠에바스의 외국인 에이스 대결이었다. 가장 믿는 투수들이기에 둘 다 승리로 연결해야 했다.
에이스의 대결답게 3회까지는 완벽한 투수전이었다. 쿠에바스는 3회까지 1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고, 켈리는 3회까지 삼진 5개를 포함해 퍼펙트 피칭을 뽐냈다.
타순이 한바퀴 돈 뒤부터 타자들이 치기 시작했다.
전날 승리한 KT가 먼저 켈리를 상대로 선취점을 뽑았다. 4회초 1사후 2번 김상수의 좌전안타와 3번 황재균의 좌익선상 2루타로 2,3루의 찬스를 만든 뒤 4번 박병호의 중전안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5번 문상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0.
LG는 5회말에 집중력을 보였다. 6번 박동원의 유격수 내야안타와 7번 문보경의 볼넷, 8번 박해민의 포수 희생 번트로 만든 1사 2,3루서 9번 신민재가 얕은 중전안타로 첫 타점을 올렸다. 1-2. 신민재의 2루 도루로 2,3루가 된 뒤 곧바로 1번 홍창기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2-2 동점을 만들었고, 이때 신민재가 3루로 달려 2사 3루가 이어졌다. 2번 문성주의 좌전안타가 나와 3-2 역전. 문성주가 또 2루 도루에 성공했고, 3번 김현수의 우전안타 때 홈을 밟아 4-2로 점수차를 벌렸다.
기쁨도 잠시. KT가 6회초에 다시 뒤집었다. 선두 황재균의 볼넷과 박병호의 중전안타, 대타 김민혁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3루서 강현우의 2루수앞 땅볼 때 황재균이 홈을 밟아 3-4가 됐다. 이때 2루수 신민재가 1루가 아닌 3루로 던져 2루주자 박병호를 잡아냈다. 신민재의 영리한 수비로 인해 LG가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지만 아니었다. 박경수의 좌전안타로 2사 1,2루의 위기가 이어졌다.
결국 LG는 켈리의 교체를 결정. 신인 박명근을 올렸지만 KT가 역전에 성공했다. 대타 장성우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2사 만루가 됐고, 9번 배정대의 깨끗한 2타점 중전안타가 터져 단숨에 5-4,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알포드가 또 볼넷을 골라 다시 2사 만루가 됐다.
LG는 다시 함덕주로 교체하며 불을 끄려했다. 하지만 '혜자 FA' 김상수는 깨끗한 중전 적시타로 2타점을 올렸다. 송구를 받은 포수 박동원이 2루로 뛰는 김상수를 잡으려 2루로 던졌을 때 3루까지 갔던 1루주자 알포드가 홈으로 달렸고, 다시 홈으로 송구된 공을 박동원이 태그했다. 첫 판정은 세이프였지만 비디오판독 결과 아웃. 그래도 대거 5점을 뽑으며 KT가 7-4, 3점차로 앞섰다.
KT가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 팀타율 1위 LG의 방망이가 또 터졌다. 그것도 2사후에 폭풍 4안타가 나왔다. KT는 6회말 두번째 투수 이상동을 올렸는데 2사후 8번 박해민의 좌중간 2루타와 9번 신민재의 3루수 내야안타로 1,3루가 만들어졌다. 이강철 감독이 위기를 끝내려 주 권으로 교체했지만 LG는 1번 홍창기와 2번 문성주의 연속안타로 2점을 뽑아 6-7, 1점차로 쫓았다. 3번 김현수 타석에 왼손 박세진을 투입. 김현수가 유격수앞 땅볼로 아웃되며 동점엔 실패했다.
KT가 7회초 달아날 기회를 잡았다. 1사후 박병호와 김민혁의 연속안타로 1,2루의 찬스가 만들어졌고, 강현우의 삼진 후 박경수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골라 만루가 됐다. 조용호와 함덕주의 대결. 함덕주가 연속 스트라이크로 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지만 이후 조용호가 파울만 6개를 치며 끈질긴 승부를 했다. 2B2S에서 11구째 함덕주의 141㎞ 낮은 직구에 조용호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7회초 위기를 넘긴 LG가 큰 것 한방으로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다. KT는 7회말 셋업맨 박영현을 올려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4번 오스틴이 삼진을 당한 상황에서 5번 오지환의 타석. 앞선 세타석에서 삼진 1개에 범타를 기록했던 오지환이 반전의 동점 솔로포를 쳤다. 2B1S에서 4구째 146.5㎞의 직구가 높게 들어왔고 오지환이 강하게 친 타구는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가 우측 담장을 살짝 넘겼다.
8회초 KT 공격 때 오지환이 환상적인 더블 플레이를 선보였다. 선두 배정대가 LG 바뀐 투수 정우영으로부터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를 쳤다. 알포드 타석. 3B1S에서 5구째 1루주자 배정대가 2루로 달렸고, 알포드가 쳤다. 평범한 유격수앞 땅볼이었으나 이미 달린 배정대가 2루로 다가서고 있어 2루 승부가 애매했다. 하지만 오지환은 공을 잡자마자 빠르게 2루로 던졌고 배정대의 발이 닿기전에 신민재가 잡았다. 이어 1루로 던져 병살. 곧이어 김상수가 깨끗한 중전안타를 쳤다. 만약 오지환이 2루를 포기하고 1루에만 던졌다면 1점을 내줄 수도 있었기에 오지환의 2루 승부가 더 빛을 발했다. 2사 1루서 황재균이 풀카운트 승부끝에 삼진으로 물러나 8회초 공격 종료.
8회말 LG 선두 박해민이 중전안타를 치며 역전 득점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9번 신민재가 번트 모션을 취한 상태에서 초구에 박해민이 2루 도루를 시도했다. 강현우의 2루 송구가 벗어나며 여유있게 세이프. 이어 신민재의 3루수앞 희생번트로 박해민이 3루에 도착했다. 1사 3루의 천금의 찬스.
KT 내야진이 모두 전진 수비를 한 가운데 홍창기의 타석. 하지만 홍창기는 전진수비를 비웃듯 우중간으로 타구를 날려보내 역전 결승 2루타를 쳤다. 박해민은 걸어서 홈을 밟아 8-7.
LG 마무리 고우석이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박병호 김민혁 강현우를 차례로 잡고 경기 끝. 정우영은 시즌 2승, 고우석은 시즌 7세이브를 기록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경기후 "전체적으로 힘든 경기였는데 우리 선수들의 끈질긴 승리에 대한 집념을 칭찬해주고 싶다"면서 "7회 오지환의 동점홈런으로 경기의 흐름을 가져왔고 8회 박해민이 좋은 찬스를 만들어주고 최근 타격감이 가장 좋은 홍창기가 결정적인 결승타를 쳐주며 승리할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투수쪽에서는 선발과 승리조가 조금은 흔들렸지만 뒤에 나온 함덕주 정우영 고우석 이 터프한 상황에서 3이닝을 잘 막아주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 주었다"면서 "오늘의 승리는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다시 한번 선수들 칭찬해주고싶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마지막으로 "오늘도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팬들 덕분에 역전승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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