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아서"…키우던 푸들 산 채로 땅에 묻은 30대 보호자

지난해 4월19일 오전 8시50분쯤 제주시 애월읍의 한 공터에서 살아있는 푸들 한 마리가 생매장된 채 발견됐던 당시 모습./사진=뉴스1

키우던 푸들을 생매장한 30대 보호자에 대해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6일 제주지법 형사1단독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 A씨에 대해 검찰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의 지인인 40대 남성 B씨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19일 오전 2시54분쯤 제주시 애월읍의 한 공터에서 미리 준비한 삽으로 구덩이를 판 뒤 A씨가 키우던 푸들 한 마리를 생매장해 피부병을 앓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푸들은 범행 당일 오전 8시50분쯤 행인에게 발견됐던 당시 코와 주둥이만 내밀고 '우' 소리만 내고 있었다고 한다.

당초 "반려견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던 A씨는 결국 B씨와 함께 자수했다. A씨는 "죽은 줄 알고 묻었다"고 했지만, 경찰이 CC(폐쇄회로)TV 영상 등을 확인한 결과 땅에 묻힐 당시 푸들은 살아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은 개인적인 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크게 받아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강아지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B씨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은 범행 당일 새벽 갑작스러운 A씨의 도움 요청을 받고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한 채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최후 진술에서 "죄송하다"고 짧게 말했다.

선고는 오는 8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건강을 회복한 푸들은 제주에서 새로운 보호자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