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힘들었어?” 납골당 다녀오던 60대女, 졸피뎀 복용한 40대女 차량 역주행에 숨져

위험운전 치사 등 혐의로 檢 송치된 40대 운전자, 졸피뎀은 '우울증 처방' 주장
“운전대 잡은 것조차 기억 나지 않는다. 전날 1알만 먹었는데 의사는 8시간 지나 괜찮다 했는데” 진술

지난 2월6일 대전 관저동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 JTBC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 2월 대전에서 아들의 납골당에 다녀오던 60대 여성이 역주행 차량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화제다.

역주행 차량 운전자는 다름 아닌 마약류로 분류되는 수면제 일종인 졸피뎀 투약 후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으며, 자신은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대전 관저동에서 40대 여성 A씨의 역주행하던 차량에 60대 여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일 피해자는 6개월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들의 납골당에 다녀오던 길이었다.

피해자 차량 블랙박스에는 피해자가 “(아들) 힘들었어?”라고 말한 음성이 남아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A씨의 혈액에서는 졸피뎀 성분이 다량으로 검출됐다.

경찰은 A씨를 약물 복용으로 인한 위험운전치사 등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A씨는 졸피뎀 복용은 우울증으로 인한 처방에 따른 것이라 주장했다.

또한 사고 전날 알만 먹었다며 “의사 선생님이 전날 밤에 먹으면 8시간 지나서 괜찮다고 하시던데”라고 전했다.

나아가 운전대를 잡은 것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주장했다.

A씨는 기억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발은 신은 것”일 뿐이라고 답했으며 “차를 탄 건 기억하느냐”는 물음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불면증 치료제로 알려진 졸피뎀은 수면 유도제의 일종으로, 의사 처방이 필수다. 복용 15분 만에 효과가 나타날 만큼 강력해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지정됐다. 졸피뎀 복용 후에는 반드시 운전을 피해야 한다.

한편 지난달 26일에는 서울 반포동에서 40대 남성이 졸피뎀을 먹고 운전하다 인도 울타리와 전신주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