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사람이 담에 뭔가 두고 갔다”…주민 신고로 마약 2만명 투약분 압수 [사사건건]

조희연 2023. 7. 6. 22: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수상한 사람이 집 담에 무언가를 두고 갔다."

경찰이 시민 제보를 단초로 마약사범 8명을 붙잡고 2만여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의 마약을 압수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마약류를 제조·유통한 A(28)씨 등 4명과 운반책 3명, 매수·투약자 1명 등 총 8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상한 사람이 집 담에 무언가를 두고 갔다.”

경찰이 시민 제보를 단초로 마약사범 8명을 붙잡고 2만여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의 마약을 압수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마약류를 제조·유통한 A(28)씨 등 4명과 운반책 3명, 매수·투약자 1명 등 총 8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중 운반책 2명은 검찰에 구속송치했고, 제조·유통책 2명은 구속했다. 또 다른 운반책 1명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6일 용산경찰서가 마약 제조 및 유통책 검거와 관련, 압수수색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가방 속에서 찾은 엑스터시 모습. 용산경찰서 제공
◆“시민 제보가 결정적 역할”

경찰은 “이들을 검거하는 데 시민의 제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 모든 수사가 신고 한건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중순쯤 한 남성이 집 담벼락에 물건을 놓고 가는 장면을 목격한 시민은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고 구매자에게 위치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제보했다. 경찰은 해당 물건이 액상대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다음날 현장에서 물건을 찾으러 온 매수자 1명을 검거했다. 이후 액상대마를 은닉하고 간 운반책의 이동 동선을 추적해 지난달 12일 운반책 B(26)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B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B씨가 가지고 있던 다량의 LSD 등 마약류를 발견한 뒤 유통선을 추적해 A씨 등 4명을 차례로 검거했다. 또 B씨 등의 휴대전화 분석으로 마약류 은닉 장소 116곳을 특정, 74곳에서 마약류를 회수했다. 이들의 주거지와 은신처, 차량 등에서 발견된 마약류는 10억1800만원 상당으로, 2만여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엑스터시 가루를 정제로 만드는 제조기도 압수했다.
6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엑스터시·LSD 등 다량의 마약류 제조·유통한 조직원들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용산경찰서 마약수사팀이 다량의 마약을 압수한 연남동 빌라 주차구획 모습. 뉴시스
◆“가루를 알약 형태로 제조”

A씨 등 4명은 엑스터시 가루를 정제로 제조한 뒤 전자담배용 액상대마 카트리지를 만들어 LSD 등 마약류와 함께 대량으로 운반책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4명은 서울과 경기도에 은신처를 마련한 뒤 공급책에게 받은 마약류를 제조·가공했다. 이후 렌터카를 이용해 서울을 돌아다니며 주택가 일대에 마약류를 은닉했다. 이 마약류는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통해 모집된 운반책들이 회수한 뒤 소분했고 수도권 일대 매수 투약자에게 판매됐다.

경찰은 제조·유통책이 마약류 밀반입과 텔레그램 대화방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람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정황을 포착하고, 아직 검거되지 않은 상선과 운반책, 매수·투약자들을 검거하고, 범죄수익금의 향방을 추적하는데 수사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또 이들 조직이 막대한 범죄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보고 자금줄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B씨 등의 임금이 외국 거래소를 통한 가상자산으로 지급된 점 등에 주목하고 있다.
6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엑스터시·LSD 등 다량의 마약류 제조·유통한 조직원들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용산경찰서 마약수사팀이 압수한 물품들. 뉴시스
경찰관계자는 “익명성과 비대면성을 이용한 마약류 유통 범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마약류 제조 유통 사범을 검거한 것은 드문 사례”라며 “국민의 정신과 건강을 황폐화하는 마약류 제조·유통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역량을 집중하여 끝까지 추적하여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마약류를 유통하는 범인을 잡는 데 결정적 제보를 한 시민에게 감사장과 함께 신고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