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0층 높이에서 점프하는 최병화, 세계선수권 나간다
최병화(32·인천광역시수영연맹)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하이다이빙 종목에 출전한다. 이달 개막하는 후쿠오카(일본) 대회가 무대다.
하이다이빙은 2013바르셀로나 대회때 세계선수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남자부는 아파트 10층 높이인 27m, 여자부는 20m에서 뛰어내려야 하므로 실내가 아니라 야외 특설 다이빙대에서 경기가 열린다. 올림픽 정식 종목은 아니다.
하이다이빙은 ‘익스트림 스포츠’로 분류되기 때문에 세계연맹 분과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선수만 출전할 수 있다. 1m·3m 스프링보드나 10m 플랫폼 종목은 점프 후 공중 돌기를 한 다음 머리를 수면 쪽으로 향한 상태에서 손부터 물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하이다이빙은 위험도가 높아 연기를 펼치고 나서 똑바로 선 자세로 발부터 입수(入水)한다.
최병화는 2021년 12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하이다이빙 대회에 나가려고 했다. 당시 대한수영연맹은 최병화의 동작을 담은 영상을 세계연멩에 제출했는데, ‘기술력 부족’이라는 심사 결과가 나오면서 출전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다. 2022 부다페스트(헝가리) 세계선수권은 예년보다 축소 운영되면서 하이다이빙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최병화는 실망하지 않고 미국, 오스트리아 등 하이다이빙 시설이 마련된 외국에서 훈련하며 기술을 연마했다. 결국 지난 5월 하이다이빙 월드컵(미국 포트로더데일)에 출전, 29위로 국제무대 데뷔전을 마쳤다. 이 대회 24위까지 2023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하이다이빙(7월25일~27일) 종목에 나갈 수 있었다. 그런데 부상 등의 이유로 출전을 포기한 외국 선수들이 나오면서 최병화가 초청 선수 신분으로 후쿠오카행 티켓을 쥐었다.
최병화는 1950년 보스턴 마라톤 3위를 했던 한국 육상 영웅 최윤칠 선생(2020년 작고)의 손자다. 여섯살 때 수영을 시작해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 경영(競泳) 종목 선수로 뛰었다. 수영 외의 스포츠로는 조정과 트라이애슬론을 했다.
2014년 조선일보 주최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평화대장정’에 참가해 독일 브란덴부르크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까지 1만5000㎞를 자전거로 달리기도 했다. 이후 다이빙에 매력을 느껴 일반인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는 국내 마스터스 대회에 나가 기량을 쌓았다. 2019 광주 마스터스 세계선수권 25~29세 부문에선 플랫폼 2위, 3m 스프링보드 4위를 했다. 광주 세계선수권 당시 외국 엘리트 선수들의 하이다이빙 경기를 보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국내엔 하이다이빙 훈련 시설이나 지도자가 없어 최병화는 유튜브 영상으로 외국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기본기를 익히고, 울릉도나 제주도, 여수 등지의 절벽을 찾아 다니며 연습을 했다.
국내 유일의 하이다이빙 선수인 그는 “그동안 훈련 시설을 찾아 해외로 계속 떠나야 했다. 코로나 사태로 폐쇄됐던 중국의 훈련 시설이 다시 운영된다면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6일 최병화에게 지원금을 전달한 정창훈 대한수영연맹 회장은 “올림픽·아시안게임에 채택되지 않은 종목이라도 인재가 나온다면 꾸준히 관심을 두고 지원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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