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누군가 ‘나’로 살고 있었다”…4년 전 분실 신분증이 ‘악몽’으로 [제보K]
[앵커]
내가 잃어버린 신분증으로 누군가 나인 것처럼 살고 있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실제로 분실된 면허증을 이용해 차를 빌려 사고를 내는가 하면 신분을 속여 취업까지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신현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9년 술집에서 운전면허증을 잃어버린 김 모 씨.
바로 재발급을 받아 분실 사실조차 잊고 지냈는데, 1년 뒤 경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미성년자들이 김 씨 면허증으로 차를 빌렸다 사고를 냈다는 겁니다.
[김 씨 : "(면허증) 실물은 가지고 있지 않고 사진으로 렌트를 했다. (경찰이) 사고가 크게 났으니까..."]
면허증을 도용 당했단 게 입증돼 넘어갔지만, 끝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2년 뒤, 이번엔 건강보험료를 더 내라는 통보가 왔습니다.
배달대행업으로 2천8백여 만원을 벌었다고 했는데 사무직인 김 씨에겐 황당한 일이었습니다.
수당지급 기록이 있는 업체는 폐업한 상태.
수소문 끝에 해당 업체에서 일했다는 직원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당시 관리자/음성변조 : "코로나 한창일 때라 마스크 쓰고 있었고, 사진을 딱히 확인하거나 그러진 않거든요."]
웬 20대 남성이 김 씨의 신분으로 실제로 일을 했단 얘기였습니다.
이 남성은 남의 운전면허증으로 배달대행 일을 한 걸 넘어, 동료들에게 자신의 신분까지 속이며 생활했습니다.
운전면허가 없어 본인 신분으로는 배달대행 일을 할 수 없단 게 이유였습니다.
[당시 관리자/음성변조 : "심지어 'OO아' 이러면 바로 돌아봤어요. 어떻게 그렇게 자기 이름인 것마냥..."]
이 남성은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는데, 김 씨는 아직도 본인 명의 소득 신고에 대해 일일이 소명 작업 중입니다.
[김 씨 : "어느 정도까지 도용당했는지 모르는 거잖아요. 주민번호를 새로 발급을 받아야 하나그런 생각도 들고..."]
신분증은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때마다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워, 범죄에 이용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도용을 예방하는 시스템은 별 것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임종인/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개인 차원에서는 일단 분실되면 즉시 신고하고 재발급 받고, 업체 입장에서는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 2차 인증을 한다든지."]
최근 3년간 분실된 신분증은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만 약 665만 개로 추산됩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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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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