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써" 이 말 듣고 출근 안 했다면 부당해고?

신수정 2023. 7. 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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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간부가 사표 쓰라고 말한 뒤 출근하지 않은 직원을 내버려 뒀다면 이는 사측이 해고 의사를 내비쳤다고 볼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에 A씨는 중노위를 상대로 재심 판정 취소와 사측(피고 보조참가인)에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복직 전 부당해고 기간 임금 상당액 선지급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는데, 1·2심은 관리팀장에게 해고 권한이 없을뿐더러 사표 쓰라는 말은 우발적인 발언이라며 A씨 주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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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법, 사측의 해고 의사 인정 판결…부당해고 구제 신청 가능해져

[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회사 간부가 사표 쓰라고 말한 뒤 출근하지 않은 직원을 내버려 뒀다면 이는 사측이 해고 의사를 내비쳤다고 볼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6일 회사 간부가 사표 쓰라고 말한 뒤 출근하지 않은 직원을 내버려 뒀다면 이는 사측이 해고 의사를 내비쳤다고 볼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뉴시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1행정부는 버스기사 A씨가 "부당해고를 인정하지 않은 판정을 취소하라"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따라 A씨는 부당해고 구제 신청이 가능하게 됐다.

지난 2020년 한 전세버스회사에 입사해 통근버스를 운행하던 A씨는 두 차례 무단결근했다가 회사 관리팀장으로부터 사표 쓰고 집에 가라는 말을 들었다.

6일 회사 간부가 사표 쓰라고 말한 뒤 출근하지 않은 직원을 내버려 뒀다면 이는 사측이 해고 의사를 내비쳤다고 볼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A씨의 "해고냐"는 물음에도 관리팀장은 계속해서 사표 쓰고 나가라는 말을 반복했고, A씨는 말다툼이 있은 다음 날부터 회사에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사측은 A씨가 출근하지 않아도 문제 삼지 않다가 석 달 뒤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자 그제야 "근무 태도를 질책했을 뿐 해고한 사실은 없다"며 무단결근에 따른 정상 근무 독촉 통보를 했다.

지노위는 해고한 사실이 없다며 A씨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기각하는 재심 판정을 했다.

이에 A씨는 중노위를 상대로 재심 판정 취소와 사측(피고 보조참가인)에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복직 전 부당해고 기간 임금 상당액 선지급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는데, 1·2심은 관리팀장에게 해고 권한이 없을뿐더러 사표 쓰라는 말은 우발적인 발언이라며 A씨 주장을 기각했다.

6일 회사 간부가 사표 쓰라고 말한 뒤 출근하지 않은 직원을 내버려 뒀다면 이는 사측이 해고 의사를 내비쳤다고 볼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pexels]

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관리팀장이 "버스 키를 반납하라"며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A씨가 이를 무시하자 직접 찾아가 열쇠를 회수한 것이다. 대법원은 이를 '사측이 더는 근로자의 노무를 수령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는 "3개월 동안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A씨가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한 뒤에야 출근을 독촉했다는 점 등을 볼 때 대표이사가 묵시적으로 해고를 승인·추인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난 2월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후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사표 쓰고 나가라는 말을 반복한 건 원고의 의사에 반해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고자 하는 의사표시"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신수정 기자(soojungs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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