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햄턴·셀틱 취소! 2023 해외 축구팀 초청 코리아투어…'못다 핀 꽃 한송이'
[마이데일리=신영대 칼럼니스트] 이번 여름에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M)의 쿠팡플레이 매치를 제외한 해외 유명 축구 팀의 코리아투어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나폴리)와 이강인(레알 마요르카), 황희찬(울버햄턴 원더러스), 오현규(셀틱) 등 해외에서 활약 중인 코리아리거가 소속된 유명 클럽들의 코리아투어가 축구팬들의 기대를 한껏 고무시켰다. 그러나 여러 이유와 주최사의 준비 소홀로 결국 무산되어 관련 산업 종사자로서 무척 안타깝다.
박지성이 활약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09년)를 비롯해 FC 바르셀로나(2010년), 바이에르 레버쿠젠(2017년), 토트넘 홋스퍼(2022년) 등이 7월 여름 축구축제로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다. 해외 유명팀들이 프리시즌 코리아투어를 펼쳐 상암월드컵경기장을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채웠다. 축구팬들은 경기장 직접 찾아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를 현장에서 응원하고,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도 안방에서 시청하면서 한여름 밤 축구가 주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물론, 해외 유명 팀의 방한 경기가 항상 대성공만 거둔 것은 아니다. 2010년 바르셀로나 방한 때 '리오넬 메시가 경기 출전을 한다 못 한다'로 논란이 일었다. 주최사(스포츠앤스토리)는 결국 티켓 판매 부진 및 환불 사태 등으로 법인 설립 8개월여 만에 회사를 정리하고 말았다. 그리고 2019년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날강두'가 되면서 축구 축제는 한여름 밤의 악몽으로 변해 버렸다. 또 한번 축구팬들의 거친 항의와 환불 및 소송으로 이어져 주최사였던 더페스타 역시 축구팬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이번에 2023 코리아투어를 준비했던 스타디움엑스 컨소시엄은 현재까지의 진행상황으로 미뤄볼 때 앞선 실패 사례와 달리 시작도 못해 보고 '못다 핀 꽃 한송이'가 됐다. 김민재, 이강인, 황희찬, 오현규 등 유럽에서 활약한 태극전사들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기대로 이번 매치업을 기다렸던 축구팬들의 실망이 크다. 이번 행사를 준비했던 운영대행사들의 아쉬움도 그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다.
계약금 등 투자 유치와 사업타당성 분석 등 2023 코리아투어를 기획해 온 주최사의 철저한 준비와 대응방안 등도 미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9년 '날강두 사태' 이후 지난 해 쿠팡시리즈까지는 적용되지 않았던 예치금이 올해 갑자기 적용되는 등 더 엄격해진 축구협회의 대회 승인규정과 절차 등도 크나큰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주최사와 축구협회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부족이 한여름 밤 축구 축제 취소로 이어진 또 다른 원인이 됐다.
이번 사태 이후 해외클럽 팀 방한 경기는 거대 기업이 독점할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또한, 충분한 자기 자본을 증명할 수 있는 기업만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코리아투어를 기획하는 스포츠마케팅 회사들은 또다시 나올 수 있어 올해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고 철저히 분석하고 준비해야 하는 숙제가 요구된다.
축구팬들을 위한 단체와 기업의 공동 고민도 필요하다. 축구팬들의 기대를 충족하고 관련 축구산업을 활성화한다는 측면에서 규제를 줄이고 동반 성장을 위한 상생의 모습을 구축하는 밑그림이 그려지길 기대해 본다.
㈜스포츠플러스 대표 신영대
[신영대 대표. 사진=㈜스포츠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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