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릴레이 필리버스터’…민주당의 “오염수 저지” 17시간

민주당 의원 전원 철야농성
10분씩 돌아가며 반대 연설
이재명 “안전성 검증이 먼저”
박광온 “국제 환경 의제화를”

국회 로텐더홀에 집결한 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6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하는 철야농성에 돌입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6일부터 1박2일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를 위한 밤샘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농성장에서 10분씩 돌아가면서 오염수 방류 반대 연설을 하는 ‘릴레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섰다.

민주당 의원 전원은 오후 7시부터 17시간 동안 국회 로텐더홀에서 ‘윤석열 정권 오염수 투기 반대 천명 촉구 비상행동’을 위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17시간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원자로가 냉각 기능을 잃어버리고 멜트다운(노심용융)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은 오염수의 안전성 여부에 대해 피해 당사국들과 함께 공동조사를 일본에 요구해야 한다”며 “오염수에 대한 객관적 안전성 검증이 이뤄질 때까지 일본은 오염수 해양 투기를 중단하라고 말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겸허히 수용한다’는 대통령실 발표를 두고 “혹세무민”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위협을 방치하는 정권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정부는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일본을) 제소하고 올해 열릴 런던협약·런던의정서 당사국총회에서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투기 문제를 환경 의제화하고 쟁점화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농성장에서 돌아가면서 오염수 반대 연설을 했다. 첫 토론 주자로 나선 위성곤 의원은 “정부·여당이 정상 원전에서 나오는 냉각수와 후쿠시마 사고 원전의 핵폐수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국민 호도를 위한 물타기”라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 국민의 85%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데 자신 있고 떳떳하면 대통령이 ‘오염수 방류 찬성한다’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비겁한 대통령”이라고 했다. 이수진 의원(비례)은 “윤석열 정부는 기준치 180배가 넘는 세슘 우럭이 잡혀도 친원전학자들을 내세워서 과학을 왜곡하고 횟집 먹방쇼를 하고 여론을 호도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는 ‘해양오염을 방지해야 한다’는 유엔해양법협약과 폐기물 해양 투기를 금지한 국제해사기구(IMO)의 런던협약·런던의정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유럽 순방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면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윤나영·신주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