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850억-연봉 170억' 뮌헨 역사상 비싼 영입 3위...김민재, 이유 있는 월클 대우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김민재가 파격 대우를 받은 건 모두 이유가 있다.
영국 '가디언' 등에서 활동하며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로 알려진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6일(이하 한국시간) 개인 SNS를 통해 "김민재는 금일 두 번째 메디컬 테스트를 완료할 것이다. 그러면 바이에른 뮌헨은 나폴리로부터 김민재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할 것이다. 이 절차는 오피셜이 나오기 전에 마지막 단계"라며 김민재의 이적이 정말로 막바지로 향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뮌헨 내부 정보에 매우 능통한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 또한 6일 " 김민재는 한국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마무리할 것이다. 뮌헨 의료진은 지난 몇 시간 전에 한국에 도착해서 현장에 있다. 뮌헨은 향후 며칠 내로 바이아웃 5000만 유로(약 708억 원)를 발동할 것이다. 계약 기간은 2028년 6월까지이며 연봉은 1200만 유로(약 170억 원) 수준이다"며 뮌헨이 김민재 영입을 곧 마무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플레텐버그 기자는 빠르면 이번 주안으로 공식 발표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빌트'도 "일주일 전 리스본에서 김민재 측과 뮌헨 보드진이 만나 5년 계약에 합의했다. 뮌헨은 김민재를 사실상 확보했다. 다른 클럽이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민재 협상은 마르코 네페 뮌헨 단장이 이끌었다. 네페 단장은 김민재 협상을 위해 리스본을 방문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김민재와 접촉했다. 김민재는 투헬 감독 입장에서 꿈과 같은 수비수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이탈리아 챔피언이 됐고 전북 현대에서 뛸 때 K리그1 우승만 2번을 했다. 콘라드 라이머, 라파엘 게레이로에 이어 뮌헨의 이번 여름 3번째 이적이다"며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과 함께 세계 최고의 구단인 뮌헨이 구단 의료진을 한국에 보내면서까지 김민재를 빠르게 영입하려고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추측된다.
먼저 김민재의 몸값이다. 뮌헨은 세계 최고의 구단 중 하나지만 이적시장에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이나 레알, 바르셀로나, 파리 생제르맹(PSG)처럼 과감하게 돈을 쓰는 스타일이 아니다.
뮌헨의 역대 최고 이적료는 뤼카 에르난데스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영입하면서 기록했던 8000만 유로(약 1133억 원)에 불과하다. 한화로 1100억이 넘는 금액에 불과하다는 표현이 어울리지는 않지만 최근 이적시장 인플레이션과 뮌헨의 구단 크기를 감안하면 절대 비싼 이적료가 아니다. 당장 지난 시즌만 해도 맨유는 안토니, 첼시는 미하일로 무드리크를 데려오기 위해 1억 유로(약 1417억 원)를 지출했다.
이적시장에서 합리적인 지출을 지향하는 뮌헨이기에 5000만 유로도 큰 금액이다. 김민재의 이적이 완료되면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 3위에 등극한다. 뤼카와 마타이스 더 리흐트 다음이다. 구단 이적료 역사 TOP3에 남을 선수를 극진하게 대접해 데려오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또 다른 이유는 김민재의 바이아웃 조항 때문이다. 5000만 유로라는 금액이 때문이 아닌 바이아웃 발동 기간과 관련되어 있다. 김민재의 바이아웃 조항은 7월 1일부터 15일까지만 유효하다는 게 정설이다. 사실이라면 해당 기간 동안에는 어느 구단이든 나폴리에 5000만 유로만 지불하면 김민재와 협상이 가능해진다.
흔히 유럽 이적시장에서 일어나는 선수 가로채기, 흔히 하이재킹이라고 부르는 일이 발생할 때를 보면 주로 계약서에 바이아웃 조항이 있는 선수가 관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김민재가 수많은 구단의 관심을 받았기에 다른 구단이 개입할 여지를 차단하고자 뮌헨은 최대한 빠르게 김민재의 이적을 마무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혹여 시간이 지체돼 15일이 지나면 바이아웃 조항이 발동이 불가능해진다. 그럴 경우 나폴리가 김민재를 절대로 5000만 유로라는 값에 넘겨주지 않을 것이다. 김민재의 몸값은 6000만 유로(약 851억 원)로 현재 바이아웃 금액보다도 저렴하다. 뮌헨은 김민재 영입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급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뮌헨의 특급 대우를 받고 입성하게 될 김민재는 큰 변수가 없다면 핵심 수비수로 낙점을 받게 될 것이다. 키커'도 "미래의 중앙 수비진은 김민재와 마타이스 더 리흐트로 구성될 것이다. 다요 우파메카노는 1순위 후보 선수가 되기 싫다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센터백 주전 경쟁에서 김민재가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파메카노가 밀려난 이유는 안정감 하락 때문이다. 지난 시즌 초반에는 매우 경기력이 뛰어났지만 후반기에는 치명적인 실수를 여러 차례 저지르면서 안정감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토마스 투헬 무니헨 감독은 후방에서의 안정성을 매우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공격으로 먼저 조립하면서 수비에서 리스크를 감수하는 게 아니라 후방에서의 조직력을 완성한 다음에 공격 디테일을 착실히 쌓아간다.
김민재는 2022-23시즌 나폴리에서 실수를 거의 저지른 적이 없다. 김민재도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혔을 때 실점으로 이어지는 실수가 나오기도 했었지만 우파메카노처럼 시즌을 망쳐버리는 실수는 아니었다. 김민재는 우파메카노처럼 반 시즌 내내 부진하지도 않았다. 안정감에 있어서는 김민재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결정적으로 김민재는 좌측 센터백으로도 뛸 수 있다. 김민재의 경쟁 상대가 될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는 좌측보다는 우측 센터백으로 나올 때 경기력이 더 좋다. 오른발잡이의 특성상 우측에서 뛸 때 더 시야가 안정적으로 확보되고, 패스를 보내기에도 편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김민재는 좌측, 우측 상관없이 균일한 경기력을 보여준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전 나폴리 감독이 김민재에게 매료된 이유기도 하다. 현지 매체들도 김민재가 오른발 좌측 센터백이라는 점에 대해서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는 중이다. 오른발잡이 센터백이 좌측에서 뛰면서 리그 최고 수준의 패스 성공률과 전진패스 비거리를 보여줬다는 건 아무나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또한 센터백한테도 때로는 미드필더적인 성향을 요구하는 투헬 감독이기에 여러 리그와 팀을 거치면서 다양한 스타일과 역할을 경험한 김민재의 능력은 높게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나폴리 시절에도 김민재는 센터백이지만 순간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상대 수비진에 균열을 가져오는 움직임을 종종 보여준 바 있다.
이러한 김민재의 장점을 다 떠나서, 2022-23시즌을 기준으로 김민재가 보여준 수비력은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보다 절대로 뒤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기력이 좋은 선수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영입해놓고 벤치에 박아두는 어리석은 구단은 없을 것이다.
사진=트리뷰나, 스코어90, 후스코어드, 트랜스퍼 마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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