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음주 뺑소니범·몰카범 검거 비하인드 공개…”포상금 전액 기부” (‘리춘수’)[종합]
[OSEN=유수연 기자] 전 국가대표선수 이천수가 음주 뺑소니범 검거와 몰카범 검거 비하인드를 전했다.
6일 유튜브 ‘리춘수’에서는 “음주 뺑소니 + 몰카범 잡은 썰...(미담자폭 타임)”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앞서 이천수는 지난 4일 밤 서울시 동작구 동작동에 위치한 지하철 동작역 인근 올림픽 대로에서 사고를 내고 도망가던 뺑소니범을 검거해 경찰에 넘긴 소식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천수 아내 심하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실 몇 년 전에 여자화장실 몰카범도 차를 타고 도주하는데 뛰어가서 잡았었다"고 자랑하는 등 뿌듯함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이천수는 영상을 통해 “맨날 못한 건 되게 이슈가 많이 되긴 했는데, 그래도 사람이 살면서 사고만 치고 살지는 않으니까”라며 “좋은 일을 많이 한 건 아니지만 그거는 이제 묻히기도 했다. 그렇게 제 이미지가 나쁜 쪽으로 비쳐졌을 때 조금은 마음이 아프긴 했다”라며 운을 뗐다.
이천수는 음주운전 뺑소니 검거날을 회상하며 “사건 당일, 행사가 있어서 여의도에 있었다. 그날 저녁에 최근 친하게 지내는 송소희라는 친구가 인연이 돼서 행사 마지막쯤에 행사장으로 왔었다. 저녁을 함께 먹고 소희가 택시가 안 잡힌다고 하길래 매니저 친구와 송소희를 집에 데려다 주고 가는 길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밤 11시쯤이었고, 거기가 동작대교를 넘어가는 3차로였다. 저희는 인천을 가야 되니까 올림픽 대로를 타려고 가는데, 그 시간에는 차가 안 밀리는데 밀려 있더라. ‘왜 밀리지?’ 하면서 친구랑 얘기하고 있는데 저 앞에서 하얀 옷(음주 운전자)을 입은 분이 우리 쪽으로 뛰어오더라”라며 “그런데 뒤에 보일 듯 말 듯, 나이가 드신 것 같은 분(피해자)이 같이 뛰어오시는데, 우리 차 앞에서 손을 뻗으시면서 ‘잡아주세요 부탁해요’라고 하셨다”라고 전했다.
그는 “그때까지는 어떤 사연인 줄은 몰랐다. 순간 지나가서 당황해서 매니저와 함께 헤맸고, 10초 정도 후에 뒤늦게 뛰쳐나갔다. 뛰어가는데 아무도 안 보였다. 가해자는 10초 이상을 뛰어갔고 꺾이는 도로고, 어두우니까. 근데 가다 보니까 피해자분이 홀로 서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무슨 일이시냐고 여쭤봤고, ‘뺑소니인데 음주를 했다’고 말씀하시더라”라며 “그 이야기를 듣고 음주 운전자를 찾았는데, 옆이 절벽이고, 도망갈 수 있는 절벽이었다. 거기서 찾고 있다가 시간이 지체가 됐다. 그러면서 뒤늦게 출발한 매니저가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때 마침 음주운전자를 발견한 두 사람은 함께 추격을 시작했다고. 이천수는 “뛰다가 힘들어서 서로를 쳐다보기도 했다. 그분이 속도가 좀 있기도 했다”라면서 “우리가 따라오는 걸 보고 도망가다가 그분이 물건을 떨어 트린 거다. 다시 주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점점 우리와 가까워지니까 포기하고 가드레일에 앉았다. 결국 그분을 매니저가 올라가서 잡았다”라고 말했다.
뒤따라오던 피해자와 마주친 이천수는 “처음에 나는 못 알아보고 가까이 오셔서 이야기하는데 ‘혹시 이천수 선수 아니세요’ 하더라. 피해자분이 때릴까 봐 아저씨한테 ‘왜 마주치려 하시냐’ 하고 같이 내려갔는데, 아저씨가 ‘젊은 친구가 이런 걸 다 도와주냐’면서 너무 고맙다는 제스처를 하셨다. 그래서 ‘그게 아니라 저는 불의를 보면 못 참는다’라고 이야기했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검거한 음주 운전자를 경찰에 인도한 이천수는 가해자로 오인받기도 했다고. 이천수는 “좀 창피해서 경찰한테 음주운전자를 인도하고 우리는 먼저 갔는데, 처음에 경찰분들이 범인이 난 줄 알더라”라며 “경찰한테 여기에요. 빨리 오시라고 하니까 날 보더니 ‘뭐죠? 뭐예요?’ 하더라. ‘저 아니에요. 저 아니고 뒤쪽이에요’라고 했다”라고 웃었다.
그는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보통 이런일이 벌어지면 내가 한 줄 알더라”라고 웃으며 “저는 솔직히 아기들이 생기면서 정의가 없어졌다. 근데 그날은 한 번 고민을 해봤다. 그 어르신의 간절한 목소리가 내 뇌를 자극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금도) 무슨 생각으로 내가 차문을 열었을까, 싶다. 왜냐면 제가 생각보다 A형이라 마스크 벗고, 모자 벗고 어디를 뛰는 걸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진짜 재미있는 일”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아내 심하은이 SNS로 언급한 ‘몰카범’ 검거 사건도 언급했다. 이천수는 “바야흐로 4년 전의 이야기”라며 “와이프와 와이프 지인, 와이프 지인 남편하고 넷이서 술을 먹다가 와이프 지인과 하은이(아내)도 같이 화장실을 갔다. 그런데 좀 있 다보니까 하은이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때는 진짜 빠르게 움직였다. 우리가 1층이었는데, 여자 화장실에서 어떤 남성이 뛰쳐나와서 2층으로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3층까지 상점들 문을 두드리면서 물어보고 갔는데 없더라. 근데 거기 상가 구조가 1동과 2동이 연결되어 있어서 입구가 2개였다. 그런데 1층에서 ‘여기에 있어요!’라는 소리가 들려 다시 1층으로 내려가서 1층 뒷문에 서있는데, 어떤 남성이 아주 얌전하게 걸어 나오더라. 조금 걸음이 이상했다. 뭔가 의식하는 걸음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천수는 “그래서 ‘저기요’했는데, 보통 사람들이라면 뒤를 돌아볼 텐데 안 보더라. 몇 번 더 ‘저기요’ 하니까 발걸음이 빨라졌다. 그때 ‘이 사람이구나’ (싶어서) 잡으려고 갔는데 뛰어서 차(트럭)를 타더라. 내가 문을 열려고 하는데 출발을 해서 손을 찧었다. 그때 열이 확 받았다. (그 사람은 도망가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는데 너무 열이 받아서 추리를 했다. ’내가 만약에 범인이라면 근처에 살 것 같다’ 해서 트럭을 세워 놓는 공터로 가서 돌다 보니 그 사람 차가 딱 있더라. 그래서 경찰에 차를 찾았다고 신고를 했다. 그러고 바로 근처 건물들을 보는데, 4층에서 갑자기 커튼을 딱 열다가 기웃거리니까 닫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경찰한테 위치를 알려주고 저는 빠졌다. 잡았는데 여자 화장실에 몰카가 있더라”라고 설명했다.
“정의감과 승부욕이 내장돼 있는 것 같다”는 말에 매니저는 “이런 적이 많은데 솔직히 이야기를 안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천수 역시 “길가에 쓰러져 계신 할아버지 내가 CPR하고 구급차 부른 적도 있다”라면서도 “얘기하고 나니깐 좀 창피하다. ‘일부러 알리려고 한 거야?’ 라는 반응이 나올까 봐 너무 싫다”라며 쑥쓰러워 했다.
그러면서도 이천수는 “지금도 그저께 차에서 뛰쳐나온 건 나도 이해가 안 간다. 어떻게 그런 생각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여러분들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그런 좋은 일을 하셨을 거라고 보고 있다”라며 “많은 분들이 칭찬을 해주시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쑥스럽다. 구독자 분들 실망 안 시키는 게 또 저의 일이니 잘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천수 측은 경찰에게 감사장과 포상금을 전달받을 예정이라고. 이에 이천수는 “당연히 기부할 거다. 알고 한 것도 아닌데”라고 응답했다. 제작진 측은 포상금과 영상 수익금을 ‘순직 경찰관 자녀 지원 관련 재단’에 전액 기부할 예정이라고 전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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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리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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