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日 오염수 반대' 17시간 철야농성…"오염수 투기 철회"
더불어민주당이 6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를 촉구하며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농성장에서 돌아가면서 밤새 오염수 방류 반대 연설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섰다.
민주당 의원 전원은 이날 저녁 7시부터 17시간 동안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윤석열 정권 오염수 투기 반대 천명 촉구 비상행동'을 시작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17시간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원전이 냉각기능을 상실한 이후 '완전 멜트다운'까지 소요된 시간이다. 멜트다운은 원자로의 노심이 녹아내리는 현상을 뜻한다. 멜트다운 현상이 벌어지면 치명적 방사성 물질이 격납건물을 뚫고 방출되면서 원자로가 회생 불능에 이른다.
이날 로텐더홀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를 포함 100명 넘는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국회 로텐더홀 바닥에 앉아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IAEA 보고서는 일본 맞춤형 깡통 보고서'라는 손팻말을 들고 "윤석열 정부는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를 천명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비상행동 첫 발언에 나선 이 대표는 "이렇게 국회의사당 바닥에 앉아 장시간 국민들께 말씀드리게 돼 참 안타깝다"며 "우리 미래가 어떻게 될지를 나라 살림하는 정치인보다 우리 국민들이 더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누가 뭐라 한들 국가의 제1책임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일"이라며 "정부가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방향으로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IAEA(국제원자력기구)에서 발표한 최종보고서를 보면 일본 정부의 요청으로 사실상 용역해 나온 결과 같다"며 "내용을 보면 실제로 시료를 채취해 검사하거나 설비 운용사항을 점검하거나, 핵종들이 세계인에 어느 정도 위협을 줄 것인지, 장기 축적될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이어 "보고서에는 오염수 방류를 권장하지도 승인하지도 않는다. 발생할 결과에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쓰여있다고 한다"며 "각자 알아서 하라는 뜻이다. 이게 어떻게 제대로 된 안전성 검증 결과라고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이 대표가 IAEA 최종보고서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윤석열 정부를 향해 "이름표를 떼고 나면 이게 과연 일본 총리실, 일본 집권 여당의 말인지 피해국 대한민국의 대통령실 또는 여당의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이런 것이야말로 '괴담' 아니냐"고 하자, 의원들은 "맞습니다"라며 환호하며 동조했다.
또 이 대표는 정부를 향해 오염수 안전성에 대한 공동 조사를 일본에 요구할 것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핵 오염수에 대한 객관적 안전성 검증이 이뤄질 때까지 일본은 오염수 투기를 중단하라고 말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서 국민과 미래세대의 안전을 위해 치열하게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광온 원내대표 역시 "짧게 봐선 바다에 (오염수를) 버리는 게 가장 값싼 방안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한일 두 나라 국민 건강과 수산업 및 연관 산업의 피해, 국민 정서까지 따지면 가장 값비싼 방법"이라며 "그때 후회하지 않도록 일본 정부, 한국 정부, 관계기관과 도쿄전력은 지금이라도 생각을 고쳐먹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고 잠정조치를 청구하기를 바란다"며 "시간을 갖고 런던협약과 런던의정서에서 이 문제를 쟁점화하라"고 말했다. 런던협약·런던의정서는 쓰레기 및 폐기물 투기로 인한 해양 오염을 막기 위한 협약으로 한국을 포함 전 세계 83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약 10분씩 돌아가며 오염수 방류 반대 연설하는 '릴레이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6일 자정까지 1차 필리버스터를 진행한 뒤 오는 7일 오전 8시까지 철야농성을 진행한다. 이어 민주당은 7일 오전 8시부터 오전 10시50분 까지 2차 필리버스터에 돌입하며 오전 11시 국회 본청 앞 결의대회를 진행하며 농성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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