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상금 전액 기부" 이천수, 음주 뺑소니범·몰카범 검거 비하인드 공개 [MD이슈](종합)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음주 뺑소니범을 잡은 축구선수 출신 이천수가 그날 이야기를 직접 밝혔다.
6일 이천수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는 '음주 뺑소니 + 몰카범 잡은 썰...(미담자폭 타임)'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천수는 "창피하다. 많은 분들이 내 상황이었어도 그랬을 건데, 내가 그래 가지고 이슈되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이천수는 지난 4일 밤 10시 40분께 서울시 동작구 동작역 부근 올림픽대로에서 음주사고를 내고 도망가던 뺑소니범 A씨를 직접 잡아 경찰에 넘겼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0.08% 이상) 수치였다.
사건 당일 행사가 있었다는 이천수는 "그날 저녁에 송소희라는 친구가 인연이 돼서 마지막에 행사장에 왔었다. 저녁을 먹고 (비가 많이 와서) 송소희를 집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가던 길"이었다며 "동작대교를 넘어가는 3차로였다. 그 시간이 11시쯤 됐다. 차가 안 밀리는데 밀려있더라. '왜 밀리지?' 하면서 매니저랑 계속 이야기를 하는데 저 앞에서 하얀 옷을 입은 분(음주운전자)이 우리 쪽으로 뛰어오더라. 근데 뒤에 보일듯 말듯 나이 드신 분(택시기사)이 같이 뛰어오는데 우리 차 앞에서 손을 뻗으시면서 '잡아주세요. 부탁해요' 이 멘트를 하셨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근데 그때까지는 어떤 사연인 줄 몰랐다. 일단 그런 상태에서 내가 매니저한테 차량 잠금을 해제하려면 기어를 파킹에 놔야 한다고 했다. 매니저가 당황한 사이 (문을) 열고 뛰어가는데 아무도 안 보이더라. 먼저 한 10초 이상을 뛰어갔으면 꺾이는 도로고 어두우니까"라며 "근데 가다보니까 피해자 분이 힘들어서 혼자 서 계시더라. 그때 무슨 일이시냐고 처음 여쭤봤다. '뺑소니인데 음주를 했어요' 하시더라. 음주운전한 분은 안보이고 거기 옆이 도망을 갈 수 있는 절벽이었다. 거기를 보면서 막 찾고 있으니까 시간이 지체가 됐다. 그러면서 매니저가 왔다"고 말했다.
이천수는 "그때 마침 음주운전자가 동작대교로 올라가고 있더라. 한 300m 정도 차이 났을 거다. 그래서 거기서 같이 뛰기 시작했다. '왜 앞에 있는 사람을 못 잡지?' 순간 마라톤이 이런 건가 싶었다. 그 짧은 시간에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다. 근데 그 분이 음주를 했으니까 왔다 갔다 휘청대면서 가더라. 올라가다가 우리가 뛰니까 그분도 뛰었다"며 "우리가 따라오는 걸 봤다. 그분이 걷다가 다시 스퍼트 하려다가 뭐가 떨어졌다. 그걸 주울까 할 때 점점 우리가 가까워지니까 포기를 좀 한 것 같더라"며 그제서야 음주운전 뺑소니범이 가드레일에 앉았다고 했다.
이후 이천수는 피해자를 챙겼고, 매니저는 음주운전 뺑소니범을 데려왔다고. 이천수는 "경찰한테 음주운전자를 인도하고 우리가 먼저 갔다. 근데 경찰 분이 범인이 난 줄 알더라. 난 순간 표정이 왜 그렇지 했다. 경찰한테 '저 아니에요' 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이천수는 "그 어르신의 간절한 목소리가 내 뇌파를 자극하지 않았나"라며 쑥스러워 했다.
이천수는 4년 전 여자화장실 몰카범을 잡은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당시 이천수는 아내 심하은과 아내의 지인, 그 지인의 남편 총 4명이서 술을 먹고 있었다며 "아내 지인과 아내가 화장실로 갔는데 아내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여자 화장실에서 어떤 남성이 뛰쳐나가서 2층으로 올라가는 소리가 들리더라. 3층까지 상점 문 두드리고 물어보면서 갔는데 없었다. 1층에서 '여기에 있어요' 해서 내려갔다. 아주 얌전하게 어떤 남성이 걸어오더라. '저기요' 불렀는데 안보고 발걸음이 빨라져서 '이 사람이구나?' 했다. 그래서 잡으려고 뛰어갔는데 차에 타더라. 그래서 내가 문을 열려고 하는데 출발해서 손을 찧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손을 다치니까 열이 받아서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천수는 "그 이후 트럭 세워두는 공터에 갔는데 덤프트럭 사이에 그 사람 차가 딱 있더라. 경찰한테 위치를 알려주고 전 빠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 동작경찰서는 이천수에게 감사패와 포상금을 수여하기로 결정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천수가 받게 될 포상금은 약 8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수는 포상금에 대해 "당연히 기부할 거다. 알고 한 것도 아닌데"라고 밝혔다. '리춘수' 측은 이천수의 포상금과 영상 수익금을 '순직 경찰관 자녀 지원 관련 재단'에 전액 기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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