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여윳돈 12조 늘었다…주택시장 침체·투자 주저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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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에 우리나라 가계는 주택 구매나 금융상품 투자를 주저하면서 여유자금을 늘렸다.
문혜정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1분기 가계 자금의 운용 측면을 보면 금리 상승과 안전 자산 선호 등으로 저축성 예금과 채권이 증가했고, 조달액은 대출금리 상승에다 부동산 시장 경기 둔화 등으로 대출 수요가 줄면서 대출금을 중심으로 크게 감소한 게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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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에 우리나라 가계는 주택 구매나 금융상품 투자를 주저하면서 여유자금을 늘렸다. 반면에 기업과 정부는 실적 악화와 세수 감소로 자금 사정이 나빠졌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1분기 자금순환 잠정통계를 보면, 올해 들어 3월 말까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이하 가계)의 순자금 운용액은 약 76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12조1천억원 증가한 것으로,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였던 2020년 1분기(81조원)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한은은 가계의 소득 증가보다 주택 투자가 더 많이 줄어든 것을 순자금 운용액 증가의 가장 큰 배경으로 분석했다. 순자금 운용액이란 쓸 수 있는 자금에서 대출 등 외부 조달금을 뺀 자금의 총액이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경제주체 간 금융거래에서 가계는 자금 운용에서 조달을 뺀 금액이 더 많은 운용 주체이고, 기업은 그 반대인 조달 주체의 구실을 한다.
1분기 가계의 전체 자금 운용 규모는 69조8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9조원 줄었다. 동시에 가계의 자금 조달액도 같은 기간 7조원 감소했다. 금리 상승의 여파로 금융기관 대출 잔액을 11조3천억원이나 줄인 탓이 컸다. 가계의 자금 운용에서는 안전 자산 선호 경향이 뚜렷했다. 가계 금융자산 내 예금 비중은 44.5%로, 2012년 2분기(44.7%) 이후 약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41.8%)에 견줘서는 2.7%포인트 커졌다. 하지만 가계의 국내 지분증권(주식) 및 투자펀드는 1년 사이에 6조6천억원에서 -3조8천억원으로, 10조원 넘게 급감했다. 주식이나 펀드에서 돈을 뺐다는 뜻이다.
문혜정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1분기 가계 자금의 운용 측면을 보면 금리 상승과 안전 자산 선호 등으로 저축성 예금과 채권이 증가했고, 조달액은 대출금리 상승에다 부동산 시장 경기 둔화 등으로 대출 수요가 줄면서 대출금을 중심으로 크게 감소한 게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비금융 법인기업(이하 기업)의 1분기 순조달 규모는 42조3천억원으로, 1년 전(35조3천억원)보다 7조원 늘었다. 대출 등 외부자금 조달액이 3조9천억원 줄었지만, 예금 인출이나 투자 축소 등으로 자금 운용액(-46조2천억원)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해 결과적으로 순조달 규모가 커졌다. 1분기에 기업이 예금으로 운용하는 자금은 1년 전보다 31조2천억원이나 줄어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문 팀장은 “회사채 발행 여건이 개선되면서 기업 채권 발행은 늘었으나 대출 수요가 줄면서 대출금을 중심으로 자금 조달액이 크게 감소했다. 동시에 실적 부진과 금리 부담 등으로 예금 인출 수요가 확대하면서 자금 운용액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일반정부의 1분기 자금 순조달 규모 또한 1년 전(10조7천억원)에서 23조1천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국세 수입 감소에 따른 지출 재정 부족분을 외부자금 조달 확대로 메웠다는 뜻이다.
한편 1분기 말 현재 국내 비금융부문의 전체 금융자산은 전분기 말 대비 188조5천억원 증가한 1경1244조원, 금융부채는 16조9천억원 감소한 7287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비금융부문의 순금융자산은 3956조6천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205조3천억원 증가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배율은 2.14배에서 2.21배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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