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상상을 찍는 작가 ‘에릭 요한슨 전’
[KBS 부산]어릴 적 동화책 그림이나 꿈에서 본 듯한 상상의 세계가 사진으로 펼쳐집니다.
'상상을 찍는 작가'로 유명한 스웨덴 출신 에릭 요한슨 사진전 'Make Believe' 입니다.
거울처럼 깨진 호수와 금 간 하늘.
그의 사진을 보는 순간 가장 먼저 '도대체 어떻게 찍었지?'라는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고압전선과 이어진 전기 기타, 방수포로 아스팔트 길을 만드는 사람, 비구름이 끌고 가는 배.
하나같이 현실이 아닌 줄은 알지만 너무 자연스러워 더 신기합니다.
보름달 서비스 회사가 달을 하늘에 매달고 큰 핀셋으로 별을 따는 작품은 동요 속 가사를 현실에 옮겨 놓았습니다.
그의 초현실 작품이 현실처럼 보이는 것은 디지털로 합성하긴 했지만, 모든 요소를 현실 세계에서 직접 찍었기 때문입니다.
전시회에서는 작품에 사용된 소품들과 찍는 과정을 담은 비하인드 영상도 함께 전시돼 궁금증을 풀어줍니다.
13시간 넘는 제작과정을 모두 옮겨 놓은 영상도 만날 수 있습니다.
[윤미주/에릭 요한슨 사진 전시회 운영 매니저 : "에릭 요한슨는 1년에 8개 정도의 작품만 지금 제작이 되고요. 사진은 일단 소품을 직접 준비해야 되고 각각의 장면들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찍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태양을 직접 만들어 기중기로 땅속에서 들어 올리고, 아스팔트 도로를 잘라 접어 올린 장면을 만들기 위해선 대형 공사 못지 않은 지난한 과정을 거칩니다.
소품 하나하나를 직접 만들고 요소 요소를 직접 촬영한 뒤 섬세한 포토샵 작업을 거쳐야 마침내 상상은 현실이 됩니다.
잠에 빠진 여인 모습을 몽환적으로 표현한 이 작품을 위해 거대 수조가 동원된 것을 보면 작품 하나에 들인 공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영감을 많이 얻는다는 꿈에서도 깨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작품에서는 그의 열정이 묻어납니다.
산 꼭대기에 위태롭게 얹힌 거대한 바위에서 위급함을 느끼지만, 작은 버팀목을 만든 세심함에는 미소가 묻어납니다.
절벽 사이 끼어 있는 건물을 보며 '저기서 어떻게 들어가 살지?'라는 엉뚱한 상상을 하면 작가는 건물마다 사다리를 만들어 질문에 답해줍니다.
안인지 밖인지 헛갈리는 작품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만큼 독특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 세계에서 처음 공개되는 세 작품도 제작 과정과 함께 전시합니다.
[박민희/부산문화회관 문화예술팀 차장 : "과거 전시 경력에 비해서 면적으로 보나 최근 신작 3점을 포함해서 최대 규모로 진행이 되었고요. 부산문화회관 전시실이 가진 조건의 혜택만큼 좀 더 웅장하고 또는 중압감을 줄 수 있는 전시 분위기를 충분히 연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세기 초현실주의 작가 살바도르 달리와 르네 마그리트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21세기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에릭요한슨.
그의 120여 점 작품이 선사하는 상상의 바다는 무더운 여름 해수욕장만큼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영상편집:이동훈
최재훈 기자 (jhh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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