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냐, 회복이냐 갈림길에서…월가 낙관론 고조[오미주]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증시가 올들어 상승세를 지속하자 증권사들의 증시 전망도 점점 더 낙관적이 되고 있다.
증시가 오를수록 증권사 전망도 밝아진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다.
5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뱅크 오브 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가 집계하는 셀 사이드(Sell-side) 지표는 미국 주식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지난 6월 전망이 나스닥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빠르게 밝아졌음을 보여준다.
셀 사이드 지표란 투자자들의 주식 매매를 통한 수수료를 수익으로 삼고 있는 증권사들의 증시 전망 지표를 말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최고 전략가 중 한 명인 사비타 수브라마니안에 따르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고객들에게 권유하는 주식 투자 비중은 지난 6월에 0.33%포인트 늘어난 52.9%포인트로 집계됐다.
수브라마니안은 셀 사이드 지표가 신뢰할 만한 반대 지표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낙관론 고조는 매도 신호이고 비관론 고조는 매수 신호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 6월 셀 사이드 지표가 올라갔음에도 월가에는 JP모간의 마르코 콜라노빅과 모간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등 미국 증시의 랠리가 곧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약세론이 적지 않다.
수브라마니안은 투자 메모에서 "지난달 셀 사이드 지표가 반등했음에도 투자 심리는 여전히 6년만의 최저 수준에서 막 벗어났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야데니 리서치의 대표인 야데니는 연준(연방준비제도)이 지난해부터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렸지만 미국 경제는 전면적인 침체에 빠지지 않고 다양한 산업이 서로 다른 시기에 타격을 받는 "순환 침체"를 경험해 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주택시장부터 회복되는 신호가 나타났다며 지난 5월 신규주택 판매건수와 단독주택 착공건수가 12%와 19% 급증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억눌렸던 주택 수요가 많은데 주택 재고는 상당히 부족하다"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지만 이는 주택시장 침체를 끝내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최근 대출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에 대해서는 "향후 1~2년간 불황에 빠질 것이 분명하지만 상업용 부동산 침체가 경제 전체를 끌어내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야데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 같은 대규모 재정 부양책이 미국 경제를 떠받쳐온 독특한 요인이라고 봤다. 인프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제조업체들의 미국 복귀가 다른 경제 부담 요인들을 상쇄하면서 궁극적으로 경기를 부양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기 회복세가 강하다며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에서 2%로 상향 조정하고 3분기와 4분기 성장률도 2%로 이어질 것이라며 경기 소프트랜딩(연착륙) 확률을 기존 70%에서 75%로 올렸다.
다만 연착륙 확률은 연준의 긴축 정도에 달려 있고 연준의 조치는 인플레이션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오는 7월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오는 9월에도 연달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과거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증시가 상반기에 상승하면 하반기에도 강세가 이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1929년 이후 S&P500지수가 상반기 6개월 동안 14% 이상 상승한 경우 하반기에는 평균 4.1% 올랐다. S&P500지수는 올 상반기에 16% 급등했다.
6일 오전 10시에는 지난 6월 ISM(공급관리협회) 서비스업 지수도 함께 발표된다. 지난 3일에 나온 지난 6월 ISM 제조업 지수는 전월보다 개선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오히려 하락해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경기 침체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6월 ISM 제조업 지수는 46.0으로 8개월 연속 50을 밑돌았다. ISM이 50을 밑돌면 경기가 수축되고 있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만큼 ISM 서비스업 지수도 시장을 움직이는 변수가 될 수 있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6월 ISM 서비스업 지수는 51.1로 전달 50.3에 비해 올라갔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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