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살때마다 스트레스 받아요”…소비자 울린 통신 카르텔 깬다

[사진= 연합뉴스]

“소비자를 2년 단위로 묶어두는 통신3사 카르텔을 깨겠다.”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위와 같다. 통신3사의 고착화된 독과점 구조를 깨고 경쟁을 활성화해 궁극적으로 국민의 통신 편익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우선적으로 통신3사의 독과점을 흔들 ‘메기’ 역할로 ‘선택약정 위약금 기준을 2년서 1년’으로 단축시키기로 했다. 그리고 최적요금제를 통신3사에 1년에 2번 고지하게끔 의무를 부여했다. 통신3사 입장에선 3사 과점체제서 ‘2년 단위’로 소비자를 락인(묶어드는) 효과가 있었는데, 이번 정부 대책으로 인해 향후 ‘1년 단위’로 계약을 할 경우 그만큼 소비자 유치를 위해 마케팅비를 써야하는 부담이 있다.

현재 휴대폰 가입자는 지난 4월 기준 총 5500여만명이다. 이 중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3사 가입자가 4800여만명으로 전체의 86%를 차지한다.

엄밀히 말하면 통신3사 고객들은 통신요금 약정할인을 선택할 경우, ‘기기값’과 ‘통신요금’에 대한 할부 기간을 달리 설정할 수 있다. 이를 테면 100만원대의 갤럭시S23 기기값은 3년 단위로 할부해서 내되, 통신요금을 25% 약정할인을 통해 ‘1년 단위’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은 ‘기기값+통신요금’을 2년 약정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 입장서 100만원대 고가 제품을 바로 구매하기 부담스러워서 기기값+통신요금 2년 약정이 관행처럼 굳어온게 사실”이라며 “월 10만원대 초반에 갤럭시S23 등 100만원대 고가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된게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이 부분을 공략했다. 통신사가 ‘2년 단위’로 주로 판촉을 하면서 소비자를 묶는 ‘락인효과’를 유도하는 것을 간과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고가의 기기값 때문에 설사 2년 약정을 가입한다고 하더라도 1년 단위로 위약금을 부과하게끔 통신3사 위약금 정책을 손 볼 예정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여기에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연 2회 최적요금제까지 같이 고려해보면, 기기값 할부를 몇년으로 하든 1년 마다 통신사를 갈아타라는 의미가 된다”며 “그만큼 통신사 입장에선 소비자를 붙들리기 위해 뭐라도 내놔야 하는 형편이 됐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가 통신3사로 고착화된 시장에 ‘메기 역할’을 할 요소로 ‘1년 단위 약정+최적요금제 고시’ 카드를 내놓은 셈이다.

이밖에도 과기정통부는 소비자 선택권 증진을 위해 기존 100만원대 이상 고가폰을 통신3사를 통해 구매할 경우 ‘5G 요금제’만이 아닌 ‘LTE 요금제’도 가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통신3사 LTE요금제가 저렴해질 수 있도록 LTE요금제를 낮추는 방안도 향후 검토할 전망이다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기기값을 낮추는 방안도 발표했다.

정부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을 개정해 추가지원금을 공시지원금의 15%서 30%까지 올리는 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테면, 현재 갤럭시S23을 통신3사 월 8만원대 무제한 요금제로 가입할 경우 공시지원금을 약 45~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추가지원금은 법상 최대 8만원(50만원x15%)이다. 앞으로 정부는 통신3사가 영업점 현장에 지급할 수 있는 추가지원금 한도를 공시지원금의 30%(이번 건의 경우 16만원)까지 늘려서, 그만큼 소비자에게 혜택이 더 돌아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정부의 정책은 모두 가계통신비 인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계 통신비 지출은 올해 1분기 13만원으로, 지난 2020년 12만원에서 꾸준히 상승해왔다.

아울러 정부는 ‘자급제폰 활성화’도 추진한다.

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에게 권한이 있는 첫째(통신요금 할인권한), 둘째(기기값 할인부분)을 건드리면서, 소비자에겐 더 저렴한 자급제폰을 사면서 통신비 부담을 줄이라는 의도인 것으로 풀인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가계통신비는 월 13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 증가했는데, 통신서비스는 전년 동기 대비 1.8% 상승한 반면 통신장비는 무려 28.9% 상승했다. 1년 미만 할부로 보통 쿠팡 등 비통신사 유통채널서 사는 자급제폰은 보통 고가 스마트폰보다 중저가 스마트폰을 사는 경향이 많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자급제폰 비율은 지난 4월 기준 27.3%로 2021년 말(20.4%)에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