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 떠밀려온 향유고래 사체…뱃속 ‘똥색’ 덩어리가 7억?

스페인의 한 섬에 떠밀려온 향유고래 사체에서 '바다의 보물'이라고 불리는 용연향이 발견돼 화제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5월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라팔마섬에는 거대한 향유 고래 사체가 떠밀려왔다.

현지 라 팔마 대학의 동물 건강 및 식량 안보 연구소장인 안토니오 페르난데스 로드리게스 교수는 이 향유고래의 사인을 밝히기 조사하던 중 고래의 장부분에서 갈색의 거대한 덩어리를 발견했다.

덩어리의 정체는 용연향. 사향처럼 독특한 향기를 가지고 있어 향수 원료로 사랑받는 용연향은 희소성이 높아 '떠다니는 황금', '바다의 보물' 등으로 불린다.

이날 발견된 용연향은 50~60cm 정도 크기로 무게는 무려 9.5kg에 달했다. 페르난데스 교수는 “해변에서 모두가 지켜보고 있었지만, 내 손에 있는 것이 용연향이라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라며 이정도 크기면 약 50만유로(약 7억원)에 거래된다고 전했다.

용연향은 고래 몸에 생긴 위장결석이다. 향유고래는 주로 오징어들을 먹는데, 오징어입처럼 딱딱한 부분이 뱃속에 남아 수년에 걸쳐 담즙과 함께 뭉치면서 이 같은 형태가 된다. 향유고래 100마리 가운데 1마리에게만 나타난다.

페르난데스 교수는 이 거대한 용연향이 라 팔마 섬의 고래를 죽인 범인이라고 말했다. 용연향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죽었다는 설명이다.

교수팀은 이날 발견된 용연향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 돈은 지난 2021년 라 팔마 화산 폭발로 인한 복구에 사용하고 싶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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