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경쟁입찰’…일감 몰아준 OCI계열사 과징금 110억 원

[앵커]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며 OCI 그룹에 대해 100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공정위는 OCI그룹이 오너 일가의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부당 내부거래를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민정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유리 용기나 병, 캔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삼광글라스.

2016년 재무상태가 나빠지자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이 지원에 나섰습니다.

그룹 전략을 담당하던 이테크건설의 주도로, 에너지 발전사업을 하는 군장에너지가 유연탄 공급사업을 삼광글라스에 몰아준 겁니다.

입찰 참여 때 유연탄 발열량을 임의로 높이도록 한 뒤 눈감아주거나, 타사 견적서 등 영업비밀 자료를 삼광글라스에 제공했습니다.

그 결과 삼광글라스는 2017년 5월부터 3년 넘게 15번의 경쟁입찰에서 13번 낙찰됐고, 군장에너지 입찰 물량의 절반에 가까운 1,770억 원어치 유연탄을 공급하며 급성장했습니다.

[한기정/공정거래위원장 : "경쟁 입찰을 통해서 계열사와 거래했다 하더라도 변칙적인 방법을 통해 계열사가 낙찰받을 수 있도록 해준 행위가 부당내부거래에 해당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OCI그룹은 총수인 이우현 회장과 숙부인 이복영 회장 등이 운영하는 세 소그룹으로 나눠지는데, 이복영 회장이 지배하는 소그룹 안에서 삼광글라스가 지배 구조의 정점에 있습니다.

다른 계열사의 구매력을 바탕으로 삼광글라스에 물량을 몰아줘 특수관계인의 소그룹 내 지배력을 유지, 강화했다는 게 공정위 조사 결과입니다.

공정위는 110억 2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지원행위의 목적이 경영권 승계보다는 삼광글라스 유동성 위기 해소에 있었고, 특수관계인들이 위법 행위에 구체적으로 관여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아 관련자 고발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OCI그룹 측은 "공정위의 의결 결과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 김한빈/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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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희 기자 (jj@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