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오염수 충돌…"삼중수소 적다" vs "정상원전과 비교불가"

박상현 2023. 7. 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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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염수 삼중수소, 韓中 원전보다 훨씬 적어"
중국 "사고원전 오염수와 정상원전 배출수는 본질적으로 달라"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저장탱크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쿄·베이징=연합뉴스) 박상현 조준형 특파원 = 해양 방류 예정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량이 한국과 중국 등의 일반 원전 폐수보다 적다는 일본 측 주장을 놓고 중국과 일본이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에 포함된 삼중수소(트리튬)의 연간 배출량이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해외 원자력 관련 시설과 비교해 적은 수준이라고 6일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연간 삼중수소 배출량이 중국 원전은 약 90조 베크렐(㏃), 한국 고리원전은 약 50조㏃로 후쿠시마 처리수 계획보다 많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많은 나라의 원자력 관련 시설이 규제 기준을 준수하면서 삼중수소를 포함한 액체 폐기물을 해양에 방류하고 있다"면서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친 오염수를 1년간 방류할 때 배출되는 삼중수소의 양이 22조㏃ 미만이라고 주장했다.

마쓰노 장관은 오염수 방류 계획을 거듭해서 비판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반감도 드러냈다.

그는 "중국은 처리수에 대해 사실에 반하는 내용을 발신하고 있다"며 "일본은 여러 차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적절하게 반론을 펼쳐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측에 과학적 견해를 바탕으로 논의를 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쓰노 장관은 "국제회의, 양국 간 대화, 도쿄에 있는 외교관과 언론 대상 브리핑, 해외 매체 광고 게재 등을 통해 (오염수에 관한) 현상의 이해를 깊게 하기 위한 설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염수 해양 방류가 국제 기준에 부합하며 국제 관행에 따른 처리 방법이라는 점을 포함해 오염수의 안전성을 정중하고 알기 쉽게 알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021년 발간된 중국핵능연감 등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이 계획 중인 삼중수소 배출량 연간 22조㏃은 중국 전체 원전이 2020년 배출한 삼중수소 총량 1천54조㏃의 약 48분의 1에 그친다.

214조㏃의 삼중수소를 배출한 우리나라의 2022년 원전 배출 총량과 비교해도 10분의 1 수준이다.

또 미국 원전의 2019년 삼중수소 배출량 1천714조㏃, 중수로 원전만 가동하는 캐나다의 2020년 배출량 1천831조㏃보다도 월등히 적다.

반면 중국 측은 사고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와 정상 가동 중인 원전에서 나온 폐수 사이에는 본질적 차이가 있다며 일본 측 태도가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중국 국가핵안전국 홈페이지에 따르면 핵안전국 책임자는 5일 중국 원전 삼중수소 배출량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삼중수소 배출량의 6.5배라는 지적에 대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세계 각국 원전에서 정상적으로 나오는 액체 배출물 사이에는 본질적 차이가 있다"며 "출처가 다르고, 방사성 핵종의 유형이 다르고, 처리의 난이도가 다르다"고 밝혔다.

책임자는 이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사고 후 용융되고 손상된 원자로 노심에 주입된 냉각수와, 원자로로 침투한 지하수, 빗물로 인해 생성된 것으로서 용융된 노심에 존재하는 각종 방사성 핵종을 포함하고 있어 처리가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원전의 정상운전으로 발생하는 폐수는 소량의 핵분열 핵종을 함유하고 있으며 배출과 관련한 국제 기준을 엄격히 준수한다고 책임자는 주장했다.

또 최적의 실행 가능한 기술로 처리하고, 엄격한 모니터링 후 조직적으로 배출되기에 배출량은 규정된 수치를 크게 하회한다고 부연했다.

책임자는 이어 "'적반하장'식 주장을 고도로 경계해야 한다"며 "우리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에 반대할 뿐 여태 정상적인 원전 가동과 (폐수) 배출에 반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나란히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중 최악인 7등급 사고로 파괴돼 폐로 대상인 후쿠시마 제1원전을 정상 가동 중인 자국 원전과 비교하지 말라는 주장이다.

일본 측은 플루토늄, 세슘 등 62종의 핵종을 걸러내는 ALPS를 통해 오염수 내 나머지 핵종을 모두 없애고 삼중수소만 포함한 오염수를 해수와 혼합, 삼중수소 농도를 안전기준보다 크게 낮춰 방류할 방침이다.

하지만 중국 측의 반론에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경험을 볼 때 그런 계획이 차질 없이 완벽히 실행돼 안전성을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취재보조: 김지수 통신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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