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용배상금 공탁, 첫 관문 못넘고 줄줄이 '불수리'…정부 곤혹(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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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변제' 해법을 거부한 강제징용 피해자의 배상금을 공탁하려던 정부의 시도가 법원에서 첫 관문을 넘지 못하고 잇따라 '불수리'되면서 앞으로 재판을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광주지법을 시작으로 수원지법, 전주지법, 수원지법 평택지원 등 정부의 공탁 신청을 접수한 지방법원들은 연이어 불수리 결정을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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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제3자 변제' 해법을 거부한 강제징용 피해자의 배상금을 공탁하려던 정부의 시도가 법원에서 첫 관문을 넘지 못하고 잇따라 '불수리'되면서 앞으로 재판을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광주지법을 시작으로 수원지법, 전주지법, 수원지법 평택지원 등 정부의 공탁 신청을 접수한 지방법원들은 연이어 불수리 결정을 내리고 있다.
전주지법은 한 차례 보정권고를 거쳐 정부가 피해자 고(故) 박해옥 할머니의 유족 2명에 대해 재신청한 공탁을 6일 거듭 불수리했고, 수원지법 평택지원도 고(故) 정창희 할아버지의 유족 2명에 대한 공탁을 이날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 법원은 모두 피해자 측이 제3자인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에 의한 변제에 반대하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혔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당사자가 불허 의사를 표시하면 제3자가 변제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 민법 제469조 등을 근거로 거론했다.
외교부는 이같은 불수리 결정이 '형식적 심사권'만을 가진 공탁 공무원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다며 불복해 이의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광주지법에는 이의신청을 냈고, 수원지법 건에 대해서도 이의신청 절차에 착수했다고 이날 외교부 당국자는 밝혔다.
광주지법의 경우 공탁관이 외교부의 이의 신청을 거듭 불수용해 사안이 광주지법 민사 재판부로 넘어갔으며, 다른 지방법원에서도 앞으로 비슷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지난 3월 일본 기업이 내야 할 배상금을 재단이 모금한 돈으로 대신 지급하는 '제3자 변제' 방식을 발표했고,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15명 중 11명이 이를 수용했다.
남은 4명의 피해자가 계속해서 이 해법을 받아들이지 않자 상황을 매듭짓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가 공탁 카드를 꺼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공탁 추진 첫 관문부터 제동이 걸린 채 상당 기간 법정 싸움을 겪게 될 소지가 커진 것이다.
공탁 공무원 의견과 동일하게 해당 법원 재판부도 불수리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정부 측이 항고할 가능성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원에서 공탁을 받지 않는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가정적 사안에 대해 미리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앞으로도 재단과 함께 공탁에 관해 피해자와 유가족 한 분 한 분께 이해를 구하는 진정성 있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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