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한국 빵은 왜 이렇게 비싼 거죠?”
[KBS 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소금빵', 버터가 가득한 빵에 약간의 소금을 올려 풍미와 맛을 더한 빵이죠.
우리나라에서는 2년 전쯤부터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가 많아졌는데요.
그런데 최근 '소금빵 가격'이 논란입니다.
얼마 전 한 방송을 통해 '소금빵'의 원조가 일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인데요.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원조인 일본 소금빵은 110엔, (우리 돈으로 1천 원 정도인데), 한국은 3,300원으로 3배 이상이다" 이렇게 소금빵 가격을 비교하는 글이 올라왔고요.
"3,300원이면 싸다, 5천 원 하는 곳도 있다" "우리나라는 빵값이 아니라 모든 물가가 다 비싸다" "빵값은 천 원이고 나머지는 SNS 사진값이다" 이런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또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밀가루, 우유, 버터가 다 비싸다" "그러면 왜 비싼 거냐? 게다가 일본은 섬나라다" 이렇게 저마다 분석을 내놓으면서 논쟁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제가 직접 제빵업계 이야기를 들어봤더니, '소금빵'의 가격은 원재료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합니다.
[박정규/개인 빵집 운영 : "소금빵은 사실 원재료비가 얼마 안 들어가요. (그래도 다른 빵집과 가격을) 같이 가 줘야 될 제품들은 같이 가 줘야겠더라고요. (예를 들면) 우리 팥빵 같은 거 지금 1,200원 받거든요. 그럼 다른 사람(빵집)들은 '지금 1,500원씩 이렇게 받는데 300원이나 덜 받고 팔아서 남겠느냐?' 이런 얘기를 해요."]
소금빵만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외국의 한 경제분석기관에 따르면 우리나라 서울의 평균 빵 가격이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는데요.
두 번째인 미국 뉴욕보다 두 배 가까이, 일본 오사카보다는 세 배나 가격이 비쌌던 겁니다.
제빵업계의 설명을 들어보면, "최근 밀가루와 설탕, 우유, 버터 같은 재료비와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는 건데요.
그래서 제가 통계청 정보를 활용해 분석해 본 결과, 그럼에도 빵의 물가 상승세는 유난히 가팔랐습니다.
이번 달 기준 우리나라 빵 물가는 10년 전보다 68% 정도 올랐는데요.
같은 기간 빵의 주요 재료 물가도 살펴보면, 밀가루는 38%, 우유 37%, 설탕이 25% 정도 올랐습니다.
빵 물가 상승률이 재료 물가 상승률의 두 배 정도, 비슷한 재료가 쓰이는 과자가 37%, 라면이 30%의 물가 상승률을 보인 것과도 비교됩니다.
이유가 뭘까요?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카페나 대형 빵 가게 이런 데서 굉장히 새로운 시도를 해서 독특한 빵을 많이 만들어 내고 있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터무니없이 비싸다' 생각 드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가격이 계속 올라가기 때문에 그게 다른 빵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편, 계속해서 이어지는 우리나라 고물가 상황에 가계 경제도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편의점 '반값 계란 행사'에, 문을 열자마자 사람들이 몰리기도 하고요.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로 품귀 현상을 빚는 천일염의 정부 비축분이 어제 대전에서 처음 풀렸는데, 저렴한 가격에 천일염을 사기 위한 줄이 새벽부터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는 과자와 라면, 빵까지 가격을 내리는 결정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정도는 미미한 상황, 이번 소금빵 가격 논란에 소비자들의 깊은 시름이 반영된 이유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 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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