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맨’ 김동연…최대 규모 ‘지페어’에서 중소기업 지원사격

오상도 2023. 7. 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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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개사 참여…최대 규모 전시
주린 부총리 겸 상무부장관 ‘관심’
“태국-한국 간 교류에 가교 역할”
김동연 지사, 떡볶이 제품 등 홍보
경기도, 신남방 시장 공략 본격화
‘부산엑스포’ 홍보영상으로 개막
한인 기업인에 ‘금기 깨기’ 강연

“방콕은 20대 공무원 시절부터 여러 차례 방문했습니다. 올 때마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태국의 잠재력에 존경심을 갖게 됩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 지사에게 팟타이 맛집을 추천했는데 태국 어디 가더라도 다 맛있을 겁니다. 그것이 우리 DNA입니다.” (주린 락사나위싯 태국 부총리 겸 상무부 장관)

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지페어(G-Fair) 아세안+’ 행사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왼쪽)가 주린 락사나위싯 태국 부총리 겸 상무부 장관에게 인스턴트 떡볶이 제품을 건네며 도내 중소기업을 홍보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가 6일(이하 현지시간) 동남아시아 경제 중심지인 태국 방콕에서 ‘2023 지페어(G-Fair) 아세안+’ 개막식을 열고 본격적인 신남방 시장 공략에 나섰다. 도내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을 위해 지난달 인도·베트남·말레이시아 등에서 잇달아 온라인 행사를 개최한 뒤 227개사(온라인 120개사 포함)가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온·오프라인 융합 행사로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번 행사는 역대 40번째 전시회다.

◆ 6박 8일 일정에 방점…“태국은 전략적 동반자”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6박 8일 일정의 방문길에 오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방콕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석해 힘을 보탰다. 도지사가 해외 지페어에 참석하는 건 2009년 전시회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김 지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과의 협력을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전략적 동반자’인 태국에서 첫 융합전시회를 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2500명 이상의 태국 바이어가 관심을 나타냈다고 들었다”면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태국과 경기도 간 협력을, 단순한 무역을 넘어 투자와 관광, 인적 교류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태국 방콕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지페어(G-Fair) 아세안+’ 행사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주린 부총리는 “아세안 회원국 사이에서 제일 큰 규모의 지페어 행사에 참석해 영광”이라며 “경기도와 태국은 미니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한·태 수교 65주년이 되는 올해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태국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행사가 태국과 경기도 간 교류에 큰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린 부총리는 11선 의원 출신으로, 36세에 처음 입각한 뒤 5개 부처 이상에서 장관직을 지낸 정·재계의 실력자다. 김 지사와 주린 부총리는 개막식에 앞서 20여분간 따로 환담하며 두터운 신뢰를 과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린 부총리 외에 파이랏 부라파차이씨 태국 상공회의소 부회장, 위왓 헤몬드하롭 태국산업협회 부회장, 니띠 파라촉 시암시멘트그룹(재계 2위) 사장 등 재계 인사들이 집결했다.

김 지사와 주린 부총리는 전시장 곳곳을 둘러보며 참여기업들의 제품을 살펴봤다. 즉석 떡볶이를 판매하는 ㈜유앤아이원 부스에선 김 지사가 직접 도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홍보하기도 했다. 이민우 경기도 투자통상과장은 “이번 김 지사의 해외 지페어 개막식 참석으로 전시회의 위상이 올라갔다”면서 “도가 기업 활동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개막식은 다른 광역지자체인 부산시의 엑스포 개최를 지원하기 위해 부산엑스포 홍보영상과 함께 시작됐다. 

김동연(뒷줄 왼쪽) 경기도지사와 주린 락사나위싯 태국 부총리 겸 상무부 장관이 행사 개막 전 환담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 휴대용 가스누출 탐지기 등 쏟아져…“업체 간 쏠림현상은 개선” 지적

행사장 곳곳에선 휴대용 가스누출 탐지기, 실시간 하천·둔치 유량 감시기, 가정용 수소수 생산기 등 정보기술(IT) 융합 제품들이 전시됐다. 또 식혜와 가정용 필링 화장품, 스마트 장난감 등 다양한 제품이 모습을 드러냈다. 성남시에 공장을 둔 화장품 회사 ㈜디케이의 권대경 대표는 “언어 장벽 등으로 중소기업이 직접 해외에서 판로를 개척하는 게 어려운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용인시에 사무실을 둔 ㈜한국융합아이티의 황윤락 사장도 “하천·둔치 범람 수위를 자동으로 감지해 수해를 예방하는 모니터링 장비를 개발한 뒤 태국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며 “지난해 8월부터 현지 업체와 업무협약(MOU)을 추진 중인데 도에서 도와주면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10년째 지페어에 참여한다는 오산시의 ㈜센코 최린 기술영업 부사장은 “현지 바이어와 엔지니어, 대리점을 직접 접촉할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주린 부총리는 이 부스에서 휴대용 가스감지기에 관심을 보이며 판매가격을 묻기도 했다.

태국 현지 언론과 인터뷰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방콕=오상도 기자 
일부 교민들은 이곳을 찾아 오랜 만에 고향의 맛을 느끼기도 했다. 행사장을 찾은 고교생 이다인(18)양은 “초등학교 때 떠나온 뒤 수년 만에 식혜와 떡볶이를 맛볼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다만, ‘쏠림 현상’이 빚어지면서 일부 업체의 부스들은 한산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좀 더 세심하게 프로그램을 마련해 현지 바이어와 대면 면담까지 주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수출 거점 방콕에 교두보…‘대한민국 금기 깨기’ 강연

7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지페어는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주관한다. 대표 해외 마케팅 지원사업 중 하나로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에서 독자적으로 연다. 특히 도는 태국에서 2016년부터 ‘K뷰티 엑스포 방콕’을 해마다 개최하고 있고, 2020년에는 경기비즈니스센터(GBC) 방콕을 개관해 수출 교두보로 삼고 있다.

태국 방콕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지페어(G-Fair) 아세안+’ 행사장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물품을 살펴보고 있다. 방콕=오상도 기자
태국은 아세안 2위의 경제 대국이자 인도차이나 반도와 중국을 이어주는 경제권역의 허브 국가다.

강성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원장은 “태국 속담에 ‘연꽃을 따되 상하지 않게 하고, 물도 흐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며 “유연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태국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지사는 전날 저녁 방콕의 한 식당에서 현지 한국기업 대표들을 만나 ‘대한민국 금기 깨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승자독식 구조와 기득권 카르텔 등을 거론하면서 추격경제, 세습 사회, 기득권 정치를 깨야 할 벽으로 꼽았다. 만찬에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윤두섭 동남아본부 부회장, 장은경 방콕지회장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방콕(태국)=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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