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행안부 총체적 무능이 키운 새마을금고 위기

강길홍 2023. 7. 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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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실 우려가 제기되는 일부 새마을금고에서 뱅크런 조짐이 나타나자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에 나섰다.

새마을금고 감독 기관인 행정안전부는 그동안 "문제 없다"는 입장만 강조하다가 뒤늦게 관계 기관에 손을 내민 모습이다.

행안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은 6일 새마을금고 건전성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위기관리 컨트롤타워인 '범정부 대응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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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새마을금고 건전성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 참석해 새마을 금고 예금자 보호와 건전성 확보 대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부실 우려가 제기되는 일부 새마을금고에서 뱅크런 조짐이 나타나자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에 나섰다. 새마을금고 감독 기관인 행정안전부는 그동안 "문제 없다"는 입장만 강조하다가 뒤늦게 관계 기관에 손을 내민 모습이다. 하지만 행안부는 새마을금고에 대한 독점 감독권은 여전히 고집하고 있다.

행안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은 6일 새마을금고 건전성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위기관리 컨트롤타워인 '범정부 대응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부실이 발생한 일부 금고를 인근 금고가 흡수합병하기로 하자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이 예·적금을 해지하기 위해 몰려드는 뱅크런 현상이 나타난 까닭이다.

이날 발표를 맡은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새마을금고 회원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은 안심하시기 바란다"며 "최근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새마을금고 건전성 우려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행안부는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통해 금융당국과 수시로 관리·감독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새마을금고에 대한 건전성 규제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며 "금융위·금감원 등 감독당국은 새마을금고의 연체채권 정리를 위해 다양한 채널을 확보해 새마을금고가 대규모 매각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차관은 그러나 새마을금고의 관리감독 권한을 금융당국 넘겨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금융위·금감원 등 관계당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앞으로 잘 관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감독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새마을금고의 자산은 2016년 138조원에서 지난해 말 284조원 규모로 커졌다. 상호금융권 중 가장 크고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아닌 행안부가 관리하면서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새마을금고는 신협, 저축은행 등 다른 제2금융권 금융사가 적극 공개하는 연체율이나 여·수신 잔액 등 기본 통계마저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만 보더라도 농·축협, 신협 등 다른 상호금융권은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라 대출을 중단했다. 반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하던 새마을금고는 지난 4월에서야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아울러 행안부는 뒤늦게 부동산·건설 업종 대출을 합산해 총대출의 50% 이내로 규제하고, 관련 대출의 대손충당금 비율도 130% 수준으로 확대하는 감독기준 개정안을 7월 중에 입법예고하기로 했다. 다른 상호금융기관과 동일한 수준의 건전성 규제를 이제야 도입하는 것이다.

행안부가 건전성 관리를 위한 조치를 제때 취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한 행안부는 금고 100곳에 대해 특별 점검·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금감원, 예금보험공사 등에 도움을 요청했다. 금융 분야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자인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새마을금고에 대한 감독권을 고집하고 있어 향후에도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상황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신뢰 완전히 회복을 위해서는 금융당국 감독의 사각지대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면서 "새마을금고를 금융당국에서 감독하는 조처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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