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부실 이어지면 경제 휘청… 정부, 불안 차단 총력 ['새마을 금고 사태' 범정부 대응]
지점 열리자 “내가 먼저…” 실랑이도
행안부, 원금보장 등 각종 대책 내놔
새마을금고 법인 연체율 10% 육박
상호금융·제2저축銀 연체율도 급증
정부 대응에도 불안감 당분간 지속
“고객님의 돈은 안전합니다” 새마을금고 일부 지점의 부실 문제로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이 6일 경기 남양주시 새마을금고 호평지점에서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은 이날 정부 긴급 합동 브리핑에서 “예·적금의 원금과 이자를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양주= 최상수 기자 |
이번 사태의 불씨가 된 경기 남양주의 새마을금고 앞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자신의 예·적금을 해지하려는 시민들로 은행 안은 물론 밖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파산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이 맡겨둔 돈을 찾기 위해 몰려들어 긴 대기 줄을 형성한 것이다.
금고문이 열리자마자 번호표를 받으려는 ‘오픈런’도 빚어졌고, 일부에서는 서로 “내가 먼저입니다”라는 고성까지 오갔다. 30대 직장인은 “불안해서 업무가 손에 잡히지 않고, 마냥 지켜볼 수는 없어 급하게 연차를 내고 달려왔다”고 상황을 알렸다. 창구 대기고객은 순식간에 수십 명으로 불어나 얼마나 기다려야 직원과 상담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었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가 전체 새마을금고의 부실이나 다른 금융권으로 번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는 것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오전 브리핑에서 “새마을금고의 연체나 부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위기 가능성은 ‘제로(0)’”라고 말했다.
◆계속되는 부동산 PF 불안… 신평사 신용등급 강등
업계에서도 새마을금고에 대한 우려가 다른 상호금융권까지 번질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한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수신(예금) 부분 등을 계속 확인하고 있는데 아직은 큰 변동이 없는 통상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국과 업계 모두 ‘괜찮다’고 하지만, 연체율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이유다. 특히 부동산 PF를 둘러싼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행정안전부가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법인 대출 연체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9.99%를 기록해 10%대에 육박했다. 5년 새 4배 가까이 치솟은 수치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가동 중인 PF 대주단 협약을 통해 부동산금융 연착륙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브리지론은 고금리가 지속 중인 상황에서 사업성을 회복하기 쉽지 않고, 만기연장을 무한정 해줄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도형·이강진 기자, 남양주=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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