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딥사이언스 창업, 신산업 씨앗이다
우리는 최근 하나의 과학기술이 전 세계를 흔드는 경험을 하고 있다. 바로 챗GPT다. 웹트래픽 분석사이트인 스탠카운터 글로벌스탯(StatCounter Global Stats)에 따르면, 구글은 2009년 이후 글로벌 검색시장에서 90% 넘는 점유율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오픈AI가 내놓은 챗GPT, 그리고 MS가 챗GPT를 결합해 선보인 AI 검색 '빙'의 등장으로 구글의 왕좌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서 국내 최대 검색 포털인 네이버도 AI 서비스 고도화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처럼 과학에 대한 투자와 그로 인해 축적된 역량은 시장의 판도를 한번에 뒤바꾸고 산업의 질서를 완전히 재편할 만큼 파괴적이다.
이러한 글로벌 변화에 맞춰 정부는 지난 6월 미래 신산업의 씨앗을 만들기 위한 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딥사이언스 맞춤 창업 활성화와 창업 성장 생태계 조성이 골자다. 신선하다. 딥테크 창업을 넘어 딥사이언스 창업이다. 딥사이언스 창업은 고난도의 과학적 지식과 R&D를 바탕으로 하는 신생기술 분야의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창업을 의미한다. 그 전략의 방향성과 내용에 깊이 공감한다.
세계 각국이 신기술 분야를 선점하고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과학기술 기반의 혁신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 최상위 수준의 R&D 투자를 지속해 탁월한 연구성과가 축적됐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창업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과학적 지식을 창업으로 연결한 사례가 많이 등장한다. 딥사이언스 창업에 도전한 기업들이다. 양자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아이온큐(IonQ)는 7500만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고, 핵융합 발전을 목표로 하는 헬리온에너지(Helion Energy)는 5억달러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 기업은 게임체인저로서 신시장 창출과 확대의 가능성이 높고 산업과 경제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딥사이언스 창업은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실용화까지 기술적 난제 해결을 위한 추가 R&D, 제품의 시장 출시까지 장기간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한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대학과 공공 연구기관이 보유한 우수한 연구성과를 창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다양한 재정적·제도적 지원을 통해 기술창업과 딥테크 창업 기업을 키워냈다. 이번에 발표한 '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2016년 119만개였던 창업기업은 2020년 148만5000개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 중 R&D 기반의 창업기업은 2022년 2879개에 불과했다. 일반 창업과 서비스업 창업에 치중돼 있다. 이제 '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에 집중함으로써 혁신 주도형 성장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해내야 한다. 이에 딥사이언스 창업과 사업화 활성화를 위해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성장 가능성이 높은 R&D 기반 창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기존 정부 창업지원 정책은 일반 창업과 서비스업 중심의 기술기반 창업에 집중돼 있다. 이를 개선해 장기적 안목에서 연구자와 경영자가 함께 기술을 고도화하고 창업으로 연계하는 정책의 도입이 필요하다.
둘째, 과학기술 사업화와 창업을 지원하는 지원조직의 역량과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 국내 공공 연구기관의 기술사업화 및 창업 지원조직은 대부분 전담인력이 부족해 역량과 전문성에 한계가 있다. 과학기술 실용화 정책에 대한 이해와 기업가정신을 갖춘 인력 양성을 통해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또 민간기관은 연구성과에 대한 접근성이 낮고 영세해 우수한 성과로 연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공공 사업화·창업 지원조직의 질적 향상을 이루고, 민간 기관의 성장을 위해 기여자에 대한 공정한 성과 배분 등이 수반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획창업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기획창업은 기술 발굴부터 창업팀 매칭, 후속 R&D, 투자 유치까지 패키지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여러 대학과 공공연의 기술 역량을 묶어서 사업화 성과를 창출하는 공동 지원을 확대하고, 기술지주회사 중심으로 이를 실행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또한 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에 기여해 창업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이끌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연구개발사업 전문기관으로서 사업기획 및 운영관리 과정에서 공공부문의 연구성과가 창업·사업화까지 효과적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함으로써, 양질의 기술이전 및 기술창업이 늘어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기술이전·사업화 조직의 실질적이고 전문적인 역량 제고를 위한 고민도 지속할 것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과학기술 성과의 질적 고도화를 통한 산업적 활용도 제고, 기술이전·사업화 조직의 과학기술 창업·사업화 지원 역량 강화에 따른 딥사이언스 창업 생태계 강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강검진 중 신체 부위 만지는 등 여고생 19명 추행한 70대 의사
- "달걀도 사치, 난 이렇게 9억 모았다"…日 45세男 식단 화제
- "차에 앉아서 돈 벌 사람 와요" 고의사고로 16억 뜯어낸 일당
- "옆집 연예인 가족 소음 힘들어요"…아들 넷 정주리 거듭 사과
- ‘배꼽티’ 보도에 입맛 다신 류호정 “탈코르셋? 긴 머리 女에게 손가락질 하는 건…”
- 韓 "여야의정 제안 뒤집고 가상자산 뜬금 과세… 민주당 관성적 반대냐"
- [트럼프 2기 시동] 트럼프, 김정은과 협상할까… "트럼프 일방적 양보 안 할 것"
- 내년 세계성장률 3.2→3.0%… `트럼피즘` 美 0.4%p 상승
- `범현대 3세` 정기선 수석부회장, HD현대 방향성 주도한다
- "AI전환과 글로벌경쟁 가속… 힘 합쳐 도약 이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