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단일 지주회사 체제 전환…‘형제경영’ 강화로

유선희 2023. 7. 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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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간 계열분리설이 많았던 현대백화점그룹이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추진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대주주인 현대백화점과 동생인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이 대주주인 현대그린푸드를 각각 인적분할해 계열사들을 나눠 두 개의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 실패한 지 5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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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분할’ 두 개 지주회사 전환 실패 뒤 5개월 만
현대백화점 본사 사옥.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형제간 계열분리설이 많았던 현대백화점그룹이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추진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대주주인 현대백화점과 동생인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이 대주주인 현대그린푸드를 각각 인적분할해 계열사들을 나눠 두 개의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 실패한 지 5개월 만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6일 “이사회를 열어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시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2월 현대그린푸드에서 물적분할해 나온 지주회사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축으로 삼아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을 자회사로 편입해 그룹의 모든 계열사를 지배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공개매수에 응한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 주주에게 현금이 아닌 자사의 신주를 발행해 지급하겠다고 했다. 이날 공시된 공개매수신고서를 보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1012만5700주·지분율 기준 29.9%) 주식을 주당 1만2630원에, 현대백화점(466만9556주·지분율 기준 20.0%) 주식은 주당 5만463원에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매수는 다음달 11일부터 9월1일까지 진행하며,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 지분 40%, 현대백화점 지분 32%를 각각 확보하는 게 목표다. 현재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보유한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지분은 각각 10.1%, 12.1%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야 하며, 자회사가 아닌 국내 계열사의 지분은 소유할 수 없다.

정지선 회장(현대백화점 지분 17.1%)과 정교선 부회장(현대그린푸드 지분 23.8%)도 공개매수에 참여해 현대지에프홀딩스 주식과 바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분 12.7%와 23.8%를 보유하고 있어,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거치면 두 형제가 지주회사를 통한 그룹의 지배력을 더 강화하게 된다. 정확한 지분율은 소액주주 참여율에 따라 정해질 예정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단일 지주회사 중심의 새로운 지배구조 체제 구축으로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계열분리 가능성이 불식되고, 그룹 내 계열사 간 시너지가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9월 현대백화점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각각 인적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발표했으나, 올해 2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현대백화점 인적분할 안건이 부결되면서 무산됐다. 당시 소액주주들은 “현대백화점이 기존 차입금은 떠안고, 알짜 회사는 대부분 지주사 자회사로 편입되는 데다 인적분할로 대주주 지배력만 강화될 뿐 소액주주 이익은 침해되는 ‘자사주의 마법’을 누리려는 꼼수”라고 반발한 바 있다.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은 자사주는 원래 의결권이 없지만 인적분할 뒤의 지주회사는 신설되는 자회사에서 의결권 있는 신주를 자사주 몫만큼 배정받는 것을 말한다. 지주회사 대주주인 그룹 총수로서는 돈 안 들이고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누린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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