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는 물건 파는 영업사원 못 믿어…SMR 수출하려면 한국부터 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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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어떤 영업사원이 물건을 가져와서 자신은 쓰지 않지만 어쨌든 좋은 물건이니 사라고 권유한다면 사겠습니까? SMR(소형모듈형원전)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외에 국산 SMR을 팔고 싶다면 한국에 SMR을 하나 이상 짓는 게 첫 번째 순서입니다."
유정일 전 캐나다원자력안전위원회(CNSC) 수석 프로젝트 책임자는 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세계 한인 과학기술인 대회 차세대 원자력 세션에서 "한국에 먼저 SMR을 지은 뒤 이를 레퍼런스 삼아서 영업을 해야 수출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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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레퍼런스 모델 있어야 해외 수출 가능”
“민간이 SMR 사업 주도하게 만드는 것도 숙제”
“만약 어떤 영업사원이 물건을 가져와서 자신은 쓰지 않지만 어쨌든 좋은 물건이니 사라고 권유한다면 사겠습니까? SMR(소형모듈형원전)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외에 국산 SMR을 팔고 싶다면 한국에 SMR을 하나 이상 짓는 게 첫 번째 순서입니다.”
유정일 전 캐나다원자력안전위원회(CNSC) 수석 프로젝트 책임자는 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세계 한인 과학기술인 대회 차세대 원자력 세션에서 “한국에 먼저 SMR을 지은 뒤 이를 레퍼런스 삼아서 영업을 해야 수출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유 전 책임자는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SMR 규제 업무를 맡아온 전문가다.
SMR은 발전용량이 300메가와트(㎿) 수준인 소형 원자력발전소로 기존 원전보다 훨씬 좁은 땅에서 비슷한 수준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현재 이 기술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 세계 선진국들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유 전 책임자는 “캐나다는 북부의 경우 한겨울에 영하 40도까지 떨어져 전기가 많이 필요해지는데 육로나 항공로로 연료를 공급하기 어려운 곳에 있는 소도시가 많아 SMR 사업자들이 눈독들이는 지역”이라며 “현재 캐나다에서 9기의 신규 SMR이 VDR(원자로설계평가)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국의 SMR 개발 속도가 그리 늦은 편은 아니라고 했다. 김한곤 혁신형 SMR 기술개발사업단장은 “전 세계에서 100여개 넘는 SMR이 개발되고 있지만 10년 이내에 시장에 나올 것 같은 제품은 없다”며 “이 점을 생각하면 우리가 그렇게 늦은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SMR 개발은 스타트업을 비롯한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반면 한국은 대부분 국비로 R&D 비용을 충당하고 있어 이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 단장은 “SMR은 공기업이 사업을 주도하는 형태로는 개발, 상용화에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최근 협의체를 구성해 민간 기업이 SMR 사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독려 중인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6월 SMR 기술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서 2028년까지 3992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기로 했다. 3992억원 중 2747억원은 국비로, 1245억원은 민간투자로 조달될 예정이다.
이날 모인 원자력 분야 석학들은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심형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지난 정부 5년간 탈원전 정책으로 무너진 원자력 산업 생태계가 다행히 복원되고 있다”며 “전 세계 대기업들이 SMR 개발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현 상황을 잘 활용해야 ‘퍼스트 무버’로서 업계 선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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