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음료만 ‘아스파탐’에 깜놀한 줄 알았는데…막걸리업체도 ‘끙끙’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3. 7. 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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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제조시 설탕 대신 쓰여
매출 부진 이어질까 업계 우려
지난 4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막걸리를 고르는 시민의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에 대한 우려가 지속 제기되면서 주류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막걸리를 비롯한 여러 제품에 설탕 대신 아스파탐이 흔히 사용되고 있어서인데 일부 기업들은 벌써 ‘무(無)아스파탐’이란 문구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한국술 큐레이션 커머스 ‘홈술닷컴’은 전날부터 오는 31일까지 ‘무아스파탐 막걸리’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느린마을막걸리와 해창막걸리, 우곡생주, 호랑이생막걸리, 팔팔막걸리 등 아스파탐을 넣지 않은 제품을 10% 할인해 판매하는 행사다.

이 제품 5종은 홈술닷컴의 무아스파탐 막걸리 판매 순위에서 상위 1~5위를 차지한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막걸리 대부분이 쌀 원가 절감과 일정한 단맛을 유지하기 위해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를 활용하는 점을 역이용, 발암물질 논란 속 인기 상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요리연구가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 역시 전날 막걸리 신제품 ‘백걸리’를 출시하면서 “아스파탐, 사카린나트륨, 수크랄로스 등 인공감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 쌀 고유의 담백한 단맛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발암물질 논란이 불거진 아스파탐 외에도 인공감미료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우려, 이를 조기에 불식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인공감미료 섭취에 대한 거부감이 막걸리 업계 전반의 매출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종사자들의 우려다.

한 전통주 업계 관계자는 “물질(아스파탐)의 유해 정도와 세계보건기구(WHO) 연구의 타당성 등이 모두 중요하지만, 가장 주목해야 하는 건 소비자의 심리”라며 “얼마나 나쁜지를 떠나서 ‘몸에 나쁘다’는 인식이 자리 잡는 순간 영업실적이 부진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4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막걸리를 고르는 시민의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앞서 지난 1일 로이터 통신은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오는 14일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2B군)’로 분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2B군은 발암 가능 물질이지만, 인체 관련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 자료도 충분치 않을 때 해당된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해외는 물론, 국내 식품·주류업계에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스파탐은 지난 1980년 WHO 산하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에서 안정성을 인정받은 바 있고, 현재 200여개국에서 널리 쓰이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건강한 먹거리, 제로 칼로리 등을 표방한 ‘헬시 플레져(Healthy Pleasure)’ 열풍이 불면서 아스파탐을 활용한 먹거리가 크게 늘었다. 일반 음료뿐 아니라 막걸리를 비롯한 주류 제조에도 흔히 쓰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간 몸무게 60kg인 성인이 하루에 750㎖ 막걸리(아스파탐 72.7㎖ 함유) 30여병을 먹었을 때에 일일섭취허용량(ADI)에 도달한다고 안내해왔다. 이 때문에 식약처 역시 WHO와 JECFA의 연구 결과가 어떻게 발표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스파탐의 유해 여부에 관한 판단은 갈리지만, 주류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매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과가 나온 뒤에도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제조법 수정·보완 등 여러 가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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