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득권 과보호…혁신 스타트업 생존 불가능"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 정부는 기득권을 지나치게 보호합니다. 혁신을 억제하는 규제가 그대로 있는 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스타트업은 탄생할 수 없습니다."
탈레스 S 테이셰이라 전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교수(사진)는 지난 1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한 인터뷰에서 "스타트업은 어린아이 같아서 적절한 보살핌이 없으면 쉽게 사라져 버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테이셰이라 전 교수는 한국에서 대출 비교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핀다'를 좋은 사례로 꼽았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핀다·넷플릭스 성공 비결은
고객의 불편한 단계 찾아내
새로운 서비스 제공한 것
“한국 정부는 기득권을 지나치게 보호합니다. 혁신을 억제하는 규제가 그대로 있는 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스타트업은 탄생할 수 없습니다.”
탈레스 S 테이셰이라 전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교수(사진)는 지난 1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한 인터뷰에서 “스타트업은 어린아이 같아서 적절한 보살핌이 없으면 쉽게 사라져 버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9년 경영 전략서 <디커플링>에서 시장 파괴의 진짜 원인은 기술이 아니라 고객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제품을 탐색하고 평가, 구매, 사용하는 모든 과정에서 불편을 느끼는 소비 단계를 낚아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객이 직접 매장에 가는 걸 싫어한다는 점에 착안한 아마존은 ‘구매’ 과정을 훔쳐 고속 성장했다.
테이셰이라 전 교수는 한국에서 대출 비교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핀다’를 좋은 사례로 꼽았다. 그는 “고객은 대출 상품을 비교하는 걸 어려워한다”며 “복잡한 약관을 읽기 싫어하는데 그렇다고 은행 직원의 추천을 무조건 믿는 것도 거부한다”고 했다. 핀다는 고객이 대출 상품을 ‘평가’하는 단계를 공략했다. 이율, 상환기간 등 핵심 정보를 중심으로 복잡한 약관을 알기 쉽게 정리하고, 편향되지 않은 제3자의 시선으로 어떤 대출이 좋은지 추려준다. 테이셰이라 전 교수는 “핀다가 정보를 정리한 방식엔 혁신 기술이 없다”며 “넷플릭스의 동영상 스트리밍,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주는 우버의 방식도 새로운 기술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국의 규제는 이런 스타트업 탄생을 막는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대부분 주에선 누구나 택시를 운전할 수 있기 때문에 우버와 리프트가 생겨났다”며 “기득권을 보호하는 대신 더 많은 경쟁을 허용해야 시장이 변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으로 다양한 사업자가 마이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테이셰이라 전 교수는 미국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를 디커플링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방어한 사례로 꼽았다. 고객이 베스트바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경하고, 구매는 아마존 사이트에서 하자 베스트바이는 제3자인 삼성전자를 끌어들였다.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어디서 물건을 사든 이득을 보는 대상이었다. 베스트바이는 삼성 매장 매출과 무관하게 매장에 제품을 전시하는 대가로 삼성에 비용을 요구했다.
테이셰이라 전 교수는 “대부분 큰 조직은 적응이 느리고 죽는 것도 느리다”며 “소비자와 사회의 요구에 대응하지 않는 게 당장은 문제없어 보여도 사실은 느리게 죽어가는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 클래식과 미술의 모든 것 '아르떼'에서 확인하세요
▶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초에 월세방 구했어요"…30대女, 매주 서울 떠나는 이유
- 태국 할매 '길거리 오믈렛' 먹으려고…박보검도 줄섰다
- 10년 꼬박 납부한 국민연금 수령액…기초연금과 월 3만원 차이 [1분뉴스]
- 두시간만에 2000명 몰렸다…DDP 물들인 '보라색 물결' 정체
- "1000원짜리도 공짜 배송"…해외 직구 '폭발'에 통관 대란
- "도핑 검사서…" 김연아 金 뺏은 소트니코바 '폭탄 발언'
- "상상도 못 했다"…고래 뱃속에서 '7억 로또' 발견
- 추자현, 우효광 불륜 의혹 2년 만에 '동상이몽2' 동반 출연
- 물 만난 생수시장에 '추신水' 등판
- "포르쉐에 킥보드 '툭' 부딪혔는데…4000만원 달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