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덜 바당…오염수 방류까지 헌덴 허난 걱정이 안 생기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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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는 삶의 터전이자 엄마입니다. 제주 바다는 남들 앞에서는 흘리지 못하는 제 눈물을 지금까지도 받아주며, 저를 살아가게 해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저를 품어준 엄마입니다."
함덕리어촌계장 이경재씨는 시위에 나서기 전 성명서를 통해 "우리 세대뿐이 아니라 후손들도 바다에 의지해서 살아가야 한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가 실제로 방류되면 사면이 바다인 제주는 바다에 의지해 살아온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이 위험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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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는 삶의 터전이자 엄마입니다. 제주 바다는 남들 앞에서는 흘리지 못하는 제 눈물을 지금까지도 받아주며, 저를 살아가게 해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저를 품어준 엄마입니다.”
6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해녀회장 정미란씨가 마이크를 잡고 친구들이 학교 갈 때 바다에서 물질을 배우며 울었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청중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곧이어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막아달라는 절절한 호소가 이어졌다. 이번엔 날것의 제주방언이었다. “우리덜 바당이 아니우다. 후손덜 바당 호꼼 빌려썼당 물려줘사 할 바당이우다. 아이덜 보기 부끄러왕도 못살쿠다.”(우리들의 바다가 아닙니다. 후손들 바다를 조금 빌려썼다가 물려줘야 할 바다입니다. 아이들 보기 부끄러워서 못살겠습니다.)
이날 오전 함덕리 정주항 해상에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해상시위가 열렸다. 이날 시위에는 정미란씨가 소속된 함덕리 어촌계 해녀 16명이 모두 나섰다. 해녀들은 오염수 소식만 나오면 화가 난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보단 바당이 먼저 늙어부럼서. 10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바당이라. 경헌디 오염수 방류까지 헌덴 허난 걱정이 안 생기쿠과. 어떵 살아갈거꽈.”(우리보다는 바다가 먼저 늙고 있어. 10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바다야. 그런데 오염수 방류까지 한다고 하니 걱정이 생기지 않겠어요? 어떻게 살아가야 합니까?) 동료 해녀들과 함께 있던 김곤순(71)씨가 말했다. 해녀들은 ‘지켜내자 제주바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이날 해상시위는 함덕리 어촌계와 해녀회, 선주회, 제주다담, 제주도연합청년회 등에 소속된 50여명이 참여했다. 함덕리어촌계장 이경재씨는 시위에 나서기 전 성명서를 통해 “우리 세대뿐이 아니라 후손들도 바다에 의지해서 살아가야 한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가 실제로 방류되면 사면이 바다인 제주는 바다에 의지해 살아온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이 위험해질 것”이라고 했다. 성명서 낭독을 마친 해녀와 어민들은 12척의 어선에 나눠 탄 뒤 “바다가 죽으면 제주도 죽는다”는 펼침막을 걸고 해상 시위를 벌였다. 이날 함덕리 해녀와 어민들의 해상시위는 지난 5월 제주시 도두동 어촌계 해녀와 어민들의 해상 시위에 이어 두 번째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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