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 아들 살해한 친모 "월세 독촉에 귀가 안했다"…60번 방치

피고인 신문서 검찰 조사 과정서 진술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친모 A씨(24·여)/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집주인이 월세 달라고 해서 어떻게 돈을 마련해야 할 지 이 궁리를 하느라 집에 돌아가지 않았어요."

6일 오후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류호중)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24·여)가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말이다.

2살 아들(B군)을 1년간 60차례에 걸쳐 홀로 둬 탈수와 영양결핍으로 숨지게 한 20대 엄마 A씨는 B군이 숨지기 사흘 전 귀가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검사의 질문에 이같이 진술했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전기가 끊기고 물이 나오지 않았던 상황에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며 "혹시 신변을 비관해 힘들어서 아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범행한 게 아닌가"라고 묻자 A씨는 "그건 절대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이 "아이가 먹지도 못하고 물도 못마시고 홀로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하염없이 기다리면서 죽어갔는데, (방치기간) 잘못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나"는 질문에 A씨는 "생각은 했다"고 했다. 검찰이 "생각은 했다는 의미가 죽을 수도 있다는 의미인가"라고 묻자 A씨는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앞선 공판에서는 검찰 서증조사가 진행됐다. 당시 공개된 A씨의 주거지는 빈 소주병이 30여 개 쌓인 채 놓여 있었고, 밥솥에 밥이 말라 붙어 있는 등 불결한 환경이었다. 또 아이는 거실에 하의가 벗겨진 채 숨져 있었다. 아이는 신장 75㎝, 몸무게 7㎏의 또래아이 평균보다 극히 발육이 불량해 앙상히 마른 상태였다.

A씨는 공판에서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전부 부인하고 있다.

A씨는 1월30일 오후 2시부터 2월2일 오전 2시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자택에서 아들 B군을 홀로 집안에 방치한 채 외출해 탈수와 영양결핍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해 1년간 인천시 미추홀구 자택에서 아들 B군(2)을 총 60여 차례에 걸쳐 총 544시간 상습 방임한 혐의다.

A씨는 지난해 여름 무렵 남편과 별거 후 B군과 함께 다른 동네로 이사해 생활하다가 이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B군은 A씨의 장기간 방임 범행으로 탈수와 영양결핍으로 인해 끝내 숨졌다.

검찰은 B군이 2021년 3분기까지 'e아동행복지원사업'에 다른 위기아동관리 대상에 포함됐으나, 2021년 10월 이사 후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관리대상에서 제외된 사실도 확인했다.

이로 인해 B군은 사망 당시 예방접종 미접종, 영유아건강검진 미검진, 가스요금 체납 및 가스 중단 등 4종 이상 위험징후 발견에도,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탓에 관리를 받지 못했다.

aron031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