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임명 지연 탓…방통위 ‘빈 사무실’에 예산 3100만원 써

탁지영 기자 2023. 7. 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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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2010년 7월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청와대 조직 개편안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방송통신위원회가 차기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 준비 목적으로 지난 6월부터 한 달간 예산 31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방통위원장 후보로 점찍었다는 얘기가 진작에 나왔으나 정식으로 지명하지는 않고 있는 탓에 한 달간 헛돈을 쓴 셈이다.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방통위로부터 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방통위는 지난 6월5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임차비 330만원, 사무실 공사비 2200만원, 사무실 관리비 100만원, 중개수수료 100만원, 가구류 및 전산용품 임차비 370만원 등 예산 총 3100만원이 소요됐다는 내부 결재 문서를 올렸다.

방통위는 지난 6월5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용도로 경기 과천에 있는 한 오피스텔을 월세 300만원(부가세 별도)에 계약했다. 계약 기간은 지난 4일까지였지만 연장돼 현재도 사무실을 임차한 상태다. 이날까지 두 달치 월세를 낸 것이다.

방통위는 인사청문회 준비 인력에 대한 민 의원실 질의에 “인사청문회 관련 별도의 준비 인력은 없다”고 답했다. 방통위도 인사청문회 준비팀 인력을 파견하지 않았고 하마평만 무성할 뿐 윤 대통령이 이 특보를 방통위원장으로 지명하지도 않았는데 한 달가량 빈 사무실에 예산을 낭비한 것이다. 이 특보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재직 당시 언론 장악 의혹, 자녀 학교폭력 의혹 등을 받고 있다.

현 상황은 한상혁·이효성 전임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 준비 때와 대비된다. 방통위는 한 전 위원장이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2019년 8월9일)되기 일주일 전인 2019년 8월1일 사무실을 계약했다. 이 전 위원장 때는 지명(2017년 7월3일) 2주일 전인 2017년 6월20일 사무실을 계약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보통 지명된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을 미리 준비한다”며 “이번은 6월 초부터 지명된다는 보도가 계속 나와 계약한 것이었는데 예상과 달리 (지명이) 지연된 것”이라고 했다.

민형배 의원은 “자격 미달 방통위원장 후보를 두고 대통령실의 여론 간보기와 그에 바짝 엎드린 행정부 탓에 귀중한 시민 혈세만 낭비한 것”이라며 “정부는 민생 예산 졸라맬 궁리하기 전에 안에서 새는 바가지부터 막아야 한다”고 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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