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 입찰로 일감 몰아줘’…SGC그룹에 과징금 110억원

안태호 2023. 7. 6. 18: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시아이(OCI) 기업집단 소속 삼광글라스(현 에스지씨(SGC)솔루션)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부당한 수익을 올린 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0억원을 부과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6일 브리핑에서 "기업집단 오시아이 소속의 소그룹 3개 가운데 이복영(에스지씨에너지 대표이사)이 지배하는 소그룹의 최상단 회사인 삼광글라스의 재무상태가 악화하면서 부당한 지원행위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 OCI 소그룹 ‘SGC그룹’ 제재
계열사 수익 악화되자 사업 기회 몰아줘
경쟁사 견적서 빼돌려 제공 등 변칙입찰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업집단 오씨아이의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시아이(OCI) 기업집단 소속 삼광글라스(현 에스지씨(SGC)솔루션)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부당한 수익을 올린 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0억원을 부과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6일 브리핑에서 “기업집단 오시아이 소속의 소그룹 3개 가운데 이복영(에스지씨에너지 대표이사)이 지배하는 소그룹의 최상단 회사인 삼광글라스의 재무상태가 악화하면서 부당한 지원행위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기업집단 오시아이는 이우현 오시아이홀딩스 회장(총수)과 그의 삼촌인 이복영·이화영 등 3명이 각자 분야의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 이복영 에스지씨에너지 대표의 소그룹은 ‘이복영 일가→삼광글라스→이테크건설(현 에스지씨이테크건설)→군장에너지(현 에스지씨에너지)’로 지배고리가 연결된다. 공정위가 들여다본 부당내부거래가 발생할 당시의 지배구조다. 2020년 11월 지배구조를 개편해 현재는 에스지씨에너지가 에스지씨솔루션·에스지씨이테크건설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에스지씨(SGC)그룹의 부당내부거래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전에 이뤄졌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이복영 소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던 삼광글라스는 유리용기 및 병·캔을 제작하는 사업에 주력해오다 2016년께 기존 사업이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재무상황이 악화됐다. 그러자 소그룹의 전략기획을 담당하는 이테크건설이 유연탄 공급 사업을 활용해 삼광글라스에 일감을 몰아줘 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짠다. 군장에너지가 운영하는 열병합발전소에 공급하는 연료용 유연탄 공급을 삼광글라스에 몰아주기로 한 것이다.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입찰방식을 택하면서도, 유연탄 공급 신규사업자인 삼광글라스가 유리하도록 조건을 조성했다. 군장에너지는 2017년 5월부터 2020년 8월까지 15회 입찰을 진행하면서 변칙적인 방법을 동원해 삼광글라스가 13회 낙찰되도록 도왔다. 4건은 공급 유연탄의 발열량을 허위로 20∼300kcal 높여 낮은 운영단가를 적어냈다. 경쟁업체들이 이런 행위를 했다가 적발되면 입찰 제한이나 페널티를 받을 수 있어 허위로 기재할 유인이 적지만, 삼광글라스는 계열사의 묵인 아래 안심하고 편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나머지 9건은 입찰전략 수립에 중요한 내부자료인 입찰운영단가 비교표, 경쟁사 견적서, 입찰계획 등 비공개 영업비밀 자료를 삼광글라스에만 제공했다.

이런 지원행위로 삼광글라스는 유연탄 공급분야 신규업체임에도 2017년 6월부터 2021년 3월까지 군장에너지에 전체 입찰물량의 46%(180만톤)를 공급했다. 1778억원 규모로, 약 6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복영 대표(22.18%) 등 삼광글라스 지분을 보유한 특수관계인들도 지분비율만큼 약 22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서울 중구 소공동 서울 중구 OCI 본사. 연합뉴스

공정위는 “경쟁입찰을 통해 계열사와 거래했다 하더라도 변칙적인 방법을 통해 낙찰받을 수 있도록 해준 행위가 부당내부 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법인 또는 이복영 대표 등 개인을 고발하지는 않고, 과징금 110억2천만원만 부과했다. 군장에너지(지원 주체) 35억5천만원, 이테크건설(교사자) 35억5천만원, 삼광글라스(지원 객체) 39억1천만원 등이다. 부당지원행위의 경우 지원성 거래규모(1778억원)에 10%를 곱한 값(177억8천만원)에 다시 공정위가 판단한 법 위반 정도에 따른 부과기준율을 곱해 결정한다. 한 위원장은 “삼광글라스가 취득한 부당이득 64억원에 비해 훨씬 큰 금액이 과징금으로 부과돼 법 위반 억제 효과가 있는 조치”라고 말했다. 검찰 고발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지원행위 목적이 편법 경영권 승계보다 유동성 위기 해소에 있었고, 특수관계인이 위법행위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