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최저임금 2차 수정안 제시...격차 아직도 2300원
경영계, 50원 올린 9700원 제시
6일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1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에 대한 2차 수정안을 제출했다. 지난 4일 제10차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1차 수정안과 비교해 노동계는 130원을 내렸고, 경영계는 50원을 올렸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이날도 최저임금 인상 수준을 놓고 강하게 충돌했다. 특히 지난 2년간 공익위원안으로 결정된 점을 두고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노동자들은 지난 2년간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산식을 보고 최저임금이 이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에 따라 결정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며 “과거 공익위원은 경제지표를 활용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더라도 노동자의 생계비, 소득분배 개선치 등 최소한의 최저임금 제도 취지에 맞게 산식을 제시했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데 있어 거시경제지표만을 활용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은 오로지 경제적인 논리로만 접근해 최저임금을 결정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제학적 논리에 의해서만 최저임금을 결정하겠다는 사용주와 고용주의 입장만을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근로자위원인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비정규직일수록, 작은 사업장의 노동자일수록 사용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임금 협상이 어렵다”며 “이들에게 최저임금은 곧 최고임금으로,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에게는 최저임금 인상이 곧 자신의 임금 인상”이라고 말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노동계에서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더라도 고용이 줄지 않을 것이라 주장하지만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지난 5일 한국경제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에서도 2018~2019년 최저임금 고율 인상은 실제 고용 감소로 이어졌다. 고용의 감소 정도는 숙박·음식점업과 같이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가 많은 업종일수록 더 크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정부 5년과 현 정부 1년을 포함한 최근 6년 동안 최저임금은 48.7%로 주요 선진국 중 최고 수준의 인상률을 보였다”며 “내년 최저임금은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생존 문제, 취약계층 근로자의 고용 유지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사용자위원인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면 지금도 한계 상황에 놓인 영세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벼랑 끝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현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으로 키오스크나 무인·로봇 매장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에 따른 자동화가 미숙련 근로자의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사는 이날 추가로 제3차 수정 요구안을 비공개로 제출했다. 이 요구안은 11일 열리는 제12차 전원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내년 최저임금은 13일 열리는 제13차 전원회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날 논의가 길어지면 자정을 넘겨 14일 새벽에 결론이 날 가능성도 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비공개 회의에서 “심의 일정이 늦어지고 있지만, 다음 주에는 마무리해야 한다. 다음 주 화요일(11일), 목요일(13일)에 회의를 열고 경우에 따라 목요일에는 차수를 변경해 진행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 기한은 지난달 29일로, 이미 일주일이 지났다. 남은 행정절차를 고려하면 7월 중순까지는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넘겨야 한다. 장관은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해 고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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