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더랜드’ 감상법[서병기 콘텐츠리뷰]

2023. 7. 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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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는 새로운 형태의 로코는 아니다.

'킹더랜드'는 새롭고 참신한 내러티브 구조를 보는 드라마가 아니다.

무엇보다 '킹더랜드'만의 감상 포인트가 있다.

킹더랜드에는 이준호와 임윤아가 보여주는 유일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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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는 새로운 형태의 로코는 아니다. 넓게 보면, ‘파리의 연인’에서 나온 ‘애기야 가자’류다.

하지만 6회 시청률은 12.0%. 한마디로 엄청난 급상승 시청률이다. 이 이유를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킹더랜드’는 새롭고 참신한 내러티브 구조를 보는 드라마가 아니다. 서사는 웃음을 경멸하는 남자, 어린 시절 엄마가 사라지면서 웃음에 트라우마가 있는 남자인 킹호텔 회장 아들인 구원 본부장(이준호)을 시장에서 국밥집을 하는 할머니와 살다 호텔직원이 된 스마일 퀸 천사랑(임윤아)이 웃게 해준다는 내용이다.

이 쯤 되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쉽게 알 수 있으며, 예상대로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구원 본부장의 입사 동기이자 비서로 나오는 노상식(안세하)은 ‘클리셰 덩어리’다. 그런데도 안세하는 거침없는 멘트와 능청스러움으로 맛깔스럽게 표현해낸다.

무엇보다 ‘킹더랜드’만의 감상 포인트가 있다. 이 점은 ‘범죄도시3’가 참신한 서사구조로 1천만 관객을 돌파한 것이 아닌 것과 유사하다. 세계에서 유일한 남자 마동석이 빌런들을 때려눕히는 타격감이 큰 재미다.

킹더랜드에는 이준호와 임윤아가 보여주는 유일함이 있다. 구원은 천사랑을 직장상사로 대하기는 했지만 좋아하는 감정을 못숨기고 삐져 나오는 상황에서는 웃음과 재미를 함께 선사한다. 이준호는 세련되고 멋있는 연기력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낯설어하면서도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인물의 상황과 마음을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천사랑도 직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했지만, 구원을 좋아하는 감정까지는 숨길 수 없었다. 구원과 집안끼리 통하는 VIP 손님인 한 여자가 자신의 생일파티장에서 구원을 안아버리자, 질투심이 솟구친다. 이 질투심을 보는 게 재밌다.

친절사원으로 뽑힌 임윤아가 유니폼을 입고 ‘헤르메스~’ 하고 웃을 때도 보기가 좋지만, 질투인지 무엇인지 모를 감정으로 구원에게 토라져 있을 때도 재밌게 볼 수 있다.

이준호도 비에 젖은 임윤아를 위해 세심하게 옷과 신발을 고르고 생일 이벤트로 웃음을 선물하는 한편, 좋아하는 사람을 곤란하게 만드는 임윤아의 전 남자친구까지 깔끔하게 퇴치하는 장면을 여자 시청자들이 싫어할 리 없다.

게다가 여자직원 한 명 구하려고 회사의 지휘체계를 무시하고 헬기를 띄우는 남자는 여성들에게는 ‘로망’일 것이다.

이제 임윤아(천사랑)도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이라는 관계를 서서히 벗어나 조금씩 이준호(구원)에게 가까워지고 있다. 점차 마음을 열어가는 천사랑에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주어질 것이고, 이들의 사랑 행보에 장애물과 위기가 나타날 것이라는 사실을 예상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구원의 배다른 누나 구화란(김선영)은 그런 일을 하라고 투입한 것이다. 그럼에도 ‘천사랑의 사랑 구원기’는 기대되고 있다.

구원과 천사랑의 사랑에 이르는 과정은 클리셰가 있다고 해도 이준호와 임윤아가 보여주는 로맨스는 새롭고 호감이다. 두 사람이 키스하는 장면이 나온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두 사람의 케미는 예쁨을 받고 있고, 열애설까지 나왔다. 서사구조가 익숙해도 차별화에 성공했다. 이 점은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의 철학적 원리에 의해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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