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민주당 간판 걸고 붙자”...이재명 “장관이 감정적 대응”
이재명 “문제가 없으면 그냥 시행하면 되는 것”
“지금까지 진행된 과정을 전부 백지화합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6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전면 중단하겠다며 국회 소통관을 찾아 기자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신설을 추진 중인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을 윤석열 대통령 처가 땅 근처로 변경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내놓은 결정이다.
윤 대통령 처가 땅은 원래 기존 중부내륙고속도로 남양평IC(나들목) 인근에 있다. 논란은, 새로 만드는 서울-양평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만나는 지점(JCT·분기점)을 대통령 처가 땅 인근으로 옮기는 대안을 추진하면서 촉발됐다. 민주당은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므로 특혜”라는 주장이고, 당정은 “분기점은 고속도로끼리 만나는 지점일뿐, 차가 빠져나오는 통로가 아닌데 괜한 트집”이란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 장관은 자청한 기자회견 백브리핑에서 처음에는 준비해온 노란 종이를 양복 안주머니에서 꺼내 적힌 원고를 그대로 읽었다. “이 노선이 정말 필요하다면 다음 정부에서 하라”고도 했다. 그러던 원 장관은 급기야 이 사안에 자신의 거취를 연계하는 발언을 내놨다.
원 장관은 “저는 장관직을 걸 뿐만 아니라...”라고 말했다. 그 뒤 3초간 뜸을 들였다가 “정치생명을 걸겠습니다”라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대신 그 고발 수사결과, 민주당이 제기한 현재 의혹들이 근거가 없고 무고임이 밝혀진다면 민주당 간판 내리십시오”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이 대목에선 준비해온 원고를 한번도 내려다보지 않았다.
백브리핑을 마치고 나온 원 장관에게 기자들의 추가 질의가 이어졌다. “백지화 결정은 언제 내린 건가”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원 장관은 왼손으로 왼뺨을 일곱 차례 긁었다. 옆에 있던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이 “나중에, 나중에”라고 대신 말했고 원 장관은 고개를 끄덕인 뒤 걸음을 옮기며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던 원 장관은 돌연 취재진 카메라 앞에서 멈춰섰다. 그러더니 한차례 들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손바닥으로 카메라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자, 이재명 대표! 민주당 간판 걸고 붙읍시다”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그 뒤 입을 굳게 다물고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이런 ‘선전포고’를 전해들은 이재명 대표는 원 장관의 대응이 ‘감정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일국의 장관이 감정 통제를 못 하고 국책사업에 대해 감정적 결정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며 “문제가 없으면 그냥 시행하고, 문제가 있으면 원안대로 시행하면 된다. 화난다고 수조원짜리, 수년간 논의해서 결정했던 국책사업을 아예 안 하겠다는 것은 어린아이도 아니고 이래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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