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셴코 “프리고진, 벨라루스 떠나···현재 러시아에 있다”

선명수 기자 2023. 7. 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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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다”고 확인
사업체 본사·자택 있는 ‘거점 지역’
러시아 압수 자금·무기 등 반환설도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무장 반란 당시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영상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한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내부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당시 프리고진과 러시아 정부를 중재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취재진에게 “프리고진이 더이상 벨라루스에 영토 안에 있지 않다”며 “ 그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다”고 확인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를 떠난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바그너 그룹을 벨라루스에 주둔시키겠다는 그의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에게 자국군 군사 훈련을 맡아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지난달 23일 반란을 일으킨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의 안전한 망명을 대가로 하루 만에 모스크바로 향하던 행진을 포기한 바 있다. 이후 프리고진의 행방이 한동안 묘연해지면서 암살설, 망명설 등 온갖 추측이 나왔다. 지난 27일 루카셴코 대통령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발표했지만, 그의 모습이 실제 벨라루스에서 목격된 적은 이제까지 한번도 없었다.

프리고진이 왜 러시아로 돌아왔는지, 무장 반란을 일으켜 사실상 벨라루스로 추방됐던 그가 어떻게 러시아로 재입국 할 수 있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최근 며칠새 프리고진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목격됐고, 그가 반란 당시 러시아 당국에 의해 압수됐던 무기와 자산을 돌려받았다는 러시아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 언론인 ‘폰탄카’는 4일 저녁 프리고진 소유의 사륜구동 차량이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부에 있는 수사관 사무실에 정차해 프리고진과 그의 참모진이 무기를 차에 싣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 당시 러시아 당국에 압수 당했던 1억1000만달러(약 1400억원) 상당의 현금과 금괴를 최근 돌려 받았으며, 마찬가지로 압수됐던 무기들을 이날 돌려받았다고 보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도 프리고진과 그의 전용 제트기가 모스크바로 향하는 모습이 목격됐다며 “무기를 수집하기 위해 러시아로 돌아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바그너 용병들에게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을 맺거나 벨라루스로 떠날 것을 명령하는 등 사실상 바그너 그룹 해산에 돌입했다.

러시아 제2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바그너 그룹 본사를 비롯해 프리고진이 소유한 각종 사업체 본사와 자택이 있는 그의 거점 지역이다. 최근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 도시에 있는 프리고진 소유의 미디어 기업 ‘패트리엇 미디어 그룹’ 등을 압수수색하며 프리고진 소유 사업체에 대한 몰수에 나서기도 했다.

텔레그래프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스크바로 진격하겠다며 위협했던 반란군 수장에게 압수했던 현금과 무기를 돌려주는 것은 푸틴 대통령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프리고진이 러시아에 있다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크렘린은 프리고진의 움직임을 일일이 쫓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그렇게 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가는 (대가로 안전을 보장해주기로 한) 거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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