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 뱉고 소변, 머리카락 자르고`…경남 고교서 `엽기 학폭`

경찰 가해자 4명 불구속 입건
도교육청, 학폭 심의위 경미한 처분
피해 학생·가족, 폭행 후유증 심리상담·치료 중
가족 "씩씩하고 적극적이던 아들 모습 사라져"

학교 폭력 [아이클릭아트 제공]

경남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 여러 명의 학생이 후배 한 명을 수개월간 폭행하고 가혹행위 등을 해온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해당 사건으로 피해 학생과 가족들은 심리 상담 치료 등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도 교육청은 가해 학생에게 출석정지, 학급 교체 등 경미한 처분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6일 후배 고교생을 장기간 괴롭히고 때린 혐의(폭행 등)로 A(16)군 등 고교생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3월부터 2개월간 같은 학교 1학년 후배 B(15)군을 이유 없이 욕설을 퍼붓고, 구타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이들은 샤워실에서 B군 몸에 소변을 누거나 침·가래 등을 뱉는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도 적용됐다. 또 수치심을 느낄 행위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학생 가족은 "A군 등 일행이 흉기로 아들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위협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크게 분노했다.

그러면서 "아들을 죽도와 목검 등으로 때리거나 찌르면서 '하나에 정신, 둘에 차리자' 등 얼차려도 시켰다"고 말했다.

일행 중 한 명은 복싱글러브로 B군의 배를 여러 차례 때린 것도 드러났다. 머리를 다 감은 B군에게 샴푸와 비누칠을 반복해, B군이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게 괴롭히기도 했다.

많은 폭행 부분이 학교 기숙사에서 발생했다. A군 등은 일부 혐의에 대해서 부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숙사에는 학생을 관리하는 사감이 있었지만, 가해자와 피해자 학생이 한방을 쓰지 않아 이런 폭행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도교육청은 2차례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출석정지, 학급교체 등 비교적 경미한 처분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또한 B군과 A군 일행 분리 조처 등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폭행 후유증으로 피해 학생과 가족은 심리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 가족은 "아들이 적극적이고 씩씩한 성격이었는데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