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분리 접은 현대百그룹 …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간다
단일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
현대百·그린푸드 공개매수후
현물출자 방식 유상증자 진행
정지선·정교선 형제경영 구도
현대백화점그룹이 단일 지주회사 체제 구축을 추진한다. 당초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각각 인적분할해 두 개의 지주회사 체제를 운영하려던 안을 따르지 않고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등 그룹 모든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가 완성될 전망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6일 이사회를 열고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현물출자를 통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이미 계획한 현대그린푸드 현물출자와 더불어 현대백화점 현물출자도 진행해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총회가 아닌 이사회 결의 사안이다.
이날 5만1500원대에 머물던 현대백화점 주가는 유상증자 공시가 이뤄진 오전 11시 전후 5만1700원대까지 상승했으나 전 거래일 대비 200원(0.39%) 하락한 5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는 주식을 매수하는 대가로 현금이 아닌 자사 신주를 교환 비율에 따라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날 공시된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1012만5700주·지분율 기준 29.9%) 주식을 주당 1만2620원에, 현대백화점(466만9556주·지분율 기준 20.0%) 주식은 주당 5만463원에 각각 매수하는 대신 자사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공개매수 참여 규모에 따라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신주 발행 물량은 달라질 수 있다. 공개매수는 오는 8월 11일부터 9월 1일까지 진행되며, 목표한 대로 공개매수가 실행될 경우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 지분 40%, 현대백화점 지분 32%를 각각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현물출자·유상증자가 모두 마무리되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 회장·정교선 부회장-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 등'으로 이어지는 단일 지주회사 체제가 완성된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주회사로서 그룹 전체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투자 및 리스크 관리, 경영 효율화 그리고 신사업에 대한 방향성 제시 등의 컨트롤타워 역할에 집중하게 되며, 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 등 계열사들은 사업 부문별 특성에 맞는 성장전략을 마련해 경영 전문화와 고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 2월 현대백화점은 임시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사업회사인 현대백화점을 분할존속회사로 두는 인적분할 안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부결된 바 있다. 그룹의 '알짜 자회사'인 한무쇼핑이 사업회사가 아닌 지주회사에 편입되면 사업회사 주주들에게 피해가 간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공개매수 및 현물출자를 통해 현재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그린푸드 지분 10.1%와 현대백화점 지분 12.1%를 법적 요건인 30% 이상으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이 같은 결정이 현대백화점 주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백화점 지분 12%를 전량 매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어졌고 배당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상장사 요건에 따라 현대지에프홀딩스는 보유한 현대백화점 지분 12%를 전량 매각하거나 30% 이상 취득해야 했다"며 "공개매수로 30%를 취득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오면서 오버행 가능성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회사가 추후 배당 정책에 대해 밝힌 건 없지만 일반적으로 지주사로 전환되면 배당을 올리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정지선 회장이 현대백화점을, 정교선 부회장이 현대그린푸드를 이끄는 '형제경영' 체제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규식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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