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수포와 눈 타는 통증”… 러, 바흐무트서 또 화학무기 썼나
러시아가 전쟁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바흐무트에서 수포작용제 화학무기를 살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불과 두 달 전에도 러시아가 바흐무트에 ‘악마의 무기’로 불리는 백린탄을 투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만큼, 이번에도 실제 화학무기를 사용했는지에 대해 우크라이나 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방위군은 러시아가 바흐무트에서 수포작용제 화학무기 ‘루이사이트’를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방위군 대변인 올렉시 드미트래쉬키프스키 대령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을 통해 “러시아군의 바흐무트 초소 포격 이후 군인들이 메스꺼움, 구토, 의식 상실 등의 증상을 보였다”며 “포격 중 루이사이트라는 화학 물질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방위군은 이 같은 주장과 함께 또 다른 영상 하나를 공유했는데, 여기에는 녹색 가스가 공중에 떠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이 녹색의 기체는 이후 사방으로 흩어졌다. 미국 기자로 일하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방위군 의무병으로 입대한 사라 애쉬튼 시릴로는 “러시아군이 루이사이트 외에도 알 수 없는 녹색 화합물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의학 지식 정보를 제공하는 MSD 매뉴얼에 따르면 루이사이트는 화학전(戰)에 사용되는 수포작용제의 한 종류로, 피부에 수포를 유발하고 폐와 기도를 손상시킨다. 피부에 노출될 경우 1분 내로 즉각적인 통증을 유발한다. 15분~30분 이내에 맨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피부가 붉어지며, 이후에는 수포 및 물집이 생기기 시작한다. 눈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경우 타는 듯한 통증이 야기된다고 한다.
루이사이트를 흡입하게 될 경우 기침, 재채기, 쌕쌕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이 가빠지기도 한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피부암이나 기도암으로 번질 수도 있다. 루이사이트에서는 보통 제라늄 향과 비슷한 냄새가 난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루이사이트를 사용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은 러시아가 실제로 루이사이트를 살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키이우포스트는 전했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 5월에도 바흐무트에 화학무기 백린탄을 투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드론으로 촬영된 영상에는 도시 곳곳이 백린탄으로 추정되는 물질로 인해 번쩍이는 장면이 담겼다. 크고 작은 폭발과 함께 연기가 치솟기도 했다. 백린탄은 가연성이 매우 강한 백린 파편을 타격 지점 주변에 광범위하게 뿌리는 화학무기로, 끔찍하고 무서운 살상력 때문에 ‘악마의 무기’로 불린다. 산소가 닿으면 계속 연소하기 때문에 한 번 불이 붙으면 소화하기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부터 여러 차례 백린탄 등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비난을 받아왔지만, 단 한번도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해 “러시아는 국제 협약을 위반한 적이 없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경기 곤지암리조트 내 가건물서 화재... 1명 화상
- 철도노조, 18일 태업 예고...열차 일부 지연 가능성
- 외국인 전세사기 피해 막는다…서울시, 7개 국어 임대차 상담 시작
- “강남까지 10분이면 간다더니”... 위례신사선 또 불발에 위례주민들 궐기대회
- “이란, 대선 전 미 정부에 ‘트럼프 암살 안한다’고 했다”
- 여의정 협의체 두번째 회의... 협의점 못찾고 평행선만 달려
- 고열 호소 하루 만에 패혈증으로 환자 사망...진단 의사, 대법서 무죄
- ‘꼴찌의 반란’ 김민선, 시즌 왕중왕전 위믹스 챔피언십 정상
- HL안양 6연승 ..단독 선두질주
- 중국 어선 500척이 서귀포 앞바다에 우르르...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