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SK팜테코 투자유치 '후끈'… 연기금 등 10여곳 러브콜
8000억까지 규모 확대 검토
각 계열사도 자금 조달 박차
2차전지 소재 투자 이어갈 듯
SK그룹 바이오 자회사 SK팜테코 투자 유치가 재무적투자자(FI)들의 관심을 받으며 흥행하고 있다.
FI들이 강한 참여 의지를 드러내면서 당초 계획보다 2000억~3000억원 증액해서 모금하는 방안이 언급된다. 잇단 인수·합병(M&A) 등 투자 행보로 자금 조달 필요성이 커진 SK그룹이 6조원대 외부 자금을 유치해 재무 불안정성을 극복할지에 시선이 모인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팜테코 상장 전 지분투자 유치(프리IPO)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와 모건스탠리는 당초 이번주께로 계획했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일주일 이상 미루는 것을 SK 측과 논의하고 있다. 앞서 진행한 예비입찰·본입찰에 예상보다 많은 투자자가 참여한 데다 각 후보가 강력한 투자 의사를 밝히고 있어서다. SK 측은 애초 5000억원 규모로 예정했던 SK팜테코 프리IPO 규모도 최대 8000억원까지 키우는 것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SK팜테코는 SK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통합 법인이다. SK가 지분 100%를 들고 있다. 2021년 프랑스 이포스케시를 인수하고 지난해 미국 기업 CBM의 2대 주주로 올라서는 등 유럽과 미국에 생산시설을 확보했다. 2차전지 등 SK그룹에서 그간 주목받았던 사업부의 자금 유치가 일차적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IB업계에서는 SK팜테코를 중심으로 한 그룹 내 바이오 부문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지난주 본입찰에는 IMM프라이빗에쿼티(PE)·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코스톤아시아, 브레인자산운용 등이 응찰했다. 이 중 IMM PE·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을 제외하고는 블라인드 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고 모금부터 하는 펀드) 규모가 크지 않아 별도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이들 프로젝트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하겠다는 기관투자자 문의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10여 곳에 달하는 연기금, 공제회 등이 각 운용사를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SK 측으로서는 자사에 유리한 거래 조건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3조원 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한 SK온은 연환산내부수익률(IRR) 7.5%를 보장했는데, SK팜테코는 이보다 낮은 6%대 IRR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와 투자자들은 SK팜테코 기업가치를 5조원 안팎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그만큼 SK팜테코 투자를 좋은 기회로 간주한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SK팜테코 투자 유치가 순항하며 SK그룹 재무 구조도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SK그룹에서는 SK팜테코 외에도 근래 여러 계열사에서 외부 자금 조달을 진행하고 있다. 몇 년 새 각 계열사가 활발한 M&A를 추진하며 자금 상황이 불안정해졌는데, 이를 넘어서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3조원대 외부 자금을 끌어들인 SK온이 대표적이다. 2차전지 사업을 펼치는 SK온은 MBK파트너스, 한투PE, 싱가포르계 투자자 등 국내외 FI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자금 조달을 수월하게 성공시켰다.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시도했다가 보류한 보안전문 업체 SK쉴더스는 올해 스웨덴 발렌베리가(家) PEF 운용사 EQT파트너스에 3조원에 매각됐다. SK가 이에 따라 확보한 현금은 8600억원이다.
아울러 SK E&S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서 7350억원을 조달 중이며, SK피유코어를 글랜우드PE에 5000억원에 매각하는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나노텍 등 현재 추진 중인 수백억 원대 매각까지 성사되면 SK가 외부에서 조달하는 금액은 6조원에 육박한다.
SK는 외부 자금 조달과 함께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SKC는 2027년까지 2차전지·반도체·친환경 소재 사업에 5조~6조원 투자 목표를 공개한 바 있다. 이 회사는 2차전지 소재 사업과 관련해 주력 제품인 동박 생산 역량을 연간 25만t까지 증설하고 북미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에 대한 초기 투자를 추진하고 다른 회사와 조인트벤처도 설립할 예정이다.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SK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PEF 운용사와 수차례 협업을 진행해온 SK 성향상 자금 조달에 이들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SK그룹 내에 포진한 IB·PEF 출신 인력이 PEF 운용사와 접촉하는 일도 잦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SK가 매수와 매각 주체로 활발히 움직이면서 M&A 시장에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두순 기자 / 박창영 기자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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