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소부장 뭉칫돈 몰린다
파두·퀄리타스도 IPO 도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광풍에 힘입어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육성하려는 마중물 투자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대규모 개발 자금을 확보하려는 반도체 기업들도 올해 하반기 증시 입성을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견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NH프라이빗에쿼티(PE)와 오퍼스PE는 반도체 장치·부품 전문 기업 세미테크를 70억원에 인수했다. 회사가 발행하는 전환우선주 47만주를 확보하는 구조로 두 운용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기업재무안정 펀드 자금이 소진됐다.
이 펀드는 한국성장금융의 자금을 받아 조성된 기업구조혁신펀드다. 기업구조혁신펀드는 기업 구조조정의 주도권을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에서 자본시장으로 옮긴다는 취지로 조성돼 중견·중소 기업의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1992년 설립된 세미테크는 반도체 장비 부품의 국산화를 이룬 소부장 업체다. 반도체 리퍼비시에서 두각을 보였던 회사는 2000년대 초반에는 동부일렉트로닉스, 하이닉스, 매그나칩 등을 고객사로 뒀지만 재무 구조가 악화하면서 2015년부터는 채권단 협의에 따라 워크아웃을 진행했다.
재무적투자자(FI)로 NH PE·오퍼스 PE를 맞이해 재기를 노릴 수 있게 됐다. FI들은 회사가 웨이퍼를 깎아내는 식각 부문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고 수출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해 투자금을 지원했다는 입장이다.
정책자금을 수혈하는 방안과 함께 기업공개(IPO)를 통해 연구개발(R&D) 자금을 모으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자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업체들이 가장 먼저 공모 시장을 찾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출신 개발자를 중심으로 설립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스타트업 파두는 하반기 공모 시장의 대어 중 하나로 꼽힌다. 파두 외에도 퀄리타스반도체와 에이직랜드가 하반기에 증시 입성을 추진한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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