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반란때 모스크바 400㎞ 밖 도망쳐"

美언론 전용기 탈출의혹 보도
시진핑, 3월 푸틴과 회담 때
"우크라에 核사용 말라" 경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직접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 위협을 지속하는 러시아가 실제로도 핵무기 사용을 선택지로 두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쟁 장기화와 최근 내부 반란으로 푸틴 대통령이 다시 핵무기 카드를 만지작거리지 않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고위 관리들 발언을 인용해 지난 3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중·러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3월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 "핵전쟁 위협을 줄였다"고 평가한 바 있다. 당시는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제사회 우려가 고조되던 때였다.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 면전에 대고 핵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한 이유는 중국의 이익을 위해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국가 대부분은 러시아 우방인 중국과 정치·경제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등 유럽 대륙에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유럽의 모든 국가는 중국에 완전히 등을 돌릴 수 있다. FT는 "중국이 러시아에 암묵적으로 지원하면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여러 우려를 품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조차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을 완전히 억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알렉산드르 가부예프 카네기러시아유라시아센터장은 "핵무기는 전쟁 패배에 대비하는 푸틴 대통령의 궁극적인 보험"이라고 FT에 말했다.

실제 러시아 내부에서는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모양새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데버라 브로너트 주러시아 영국대사는 이날 대사관의 텔레그램 채널과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에 있는 영국 국민은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떠날 것을 고려해달라"고 밝혔다.

한편 반란 당시 푸틴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미국 시사지 뉴스위크는 6일 러시아 반체제 인사인 미하일 호도르콥스키 말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반란 당일 전용기를 이용해 모스크바에서 북서쪽으로 약 400㎞ 떨어진 발다이로 피신했다고 보도했다. 발다이에는 푸틴 대통령의 저택이 있다.

[김상준 기자]